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소의꿈 Dec 03. 2020

1호가 나타났다.

코로나 19


좀비가 나타났다. 영화에서 처럼 공포가 현실이 되었다.


코로나 19  1호 확진자가 발생했다.

매일 떠들며 지냈던 직원들이 검사를 받기 시작했다.  음성이지만 보균자인 셈이 된 건데 그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점심마다 배달되어 먹던 음식을 중지시켰고 각자 먹기로 결정했다.

내가 다니던 마트도 동선에 떴고, 예전 타고 다녔던 51번 버스도 동선에 올랐다.


확진자가 없던 지역이어서 1호 발생은 큰 파장을 불러왔다.

1호 발생 1주일 만에 90 명이 넘었다.


인천 미추홀 구 확진자가 김장 모임을 하러 왔다가 4일간 머물렀고,   1호 확진자가 나오기까지 14일 걸렸으며 그 사실을 몰랐던 1호와 가족들이 열흘 이상을 활보했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였다.


슈퍼 전파자 1호가 마당발이었는지 일가족은 물론 협회 모임 공무원 의원 등 지역 유지들과 간부들을 전염시켰고 (동네 소식) 일가족의 가족이 인근 지역에 전파해서 코로나가 없던 지역까지 1호 확진자를 만들어 냈다.


시에서 동선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지만 여전히 잘 안하고 있다


옆동네 동선에  ** 모텔 이 뜨자 발 빠른 동네 소식지는 00이 모텔을 갔다고 전파했고, 동선들이 확인될 때마다 다들 한 마디씩 보태기를 했다.  


 교대로 재택근무에 들어갔고, 마스크를 철저히 쓰기 시작했고,  옆사람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내 기준)


동선에 떴던 *마트를 갔는데 그곳은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고, 캐셔는 94가 아닌 일반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간헐적인 목기침을 하면서도 안녕하세요, 얼마입니다. 를 연신하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 말씀 안 하셔도 돼요" 했다. 나는 생각해서 해준 말인데. 그는 기분이 나빴는지 내 물건을 내동댕이 치듯 옆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내 기분이었는지 모른다.

다음 사람에게 다시 " 어서 오세요. 얼마입니다" 하고 반복적인 멘트를 힘겹게 하고 있었다.

"음음 컥컥 " 하는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밖에 나와서 마트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 직원들이 마스크 94를 쓰는 것이 좋겠다고 했더니

회사에서는 94를 지급한다고 했다. 94를 쓰도록 하겠다고 했다 -


회사에서는 94를 지급할 텐데 캐셔는 왜 일반 마스크를 하고 있었던 걸까.




마트에서 돌아오는 산책로에는 여전히 삼삼오오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 시국에도 붙어 앉아 수다를 떠는 주부들이 보였고, 두 손 꼭 잡고 걷는 남녀도 보였다.


개 두 마리를 풀어놓고 다니는 견주가 나타났다.  코로나만큼이나 나쁜 놈들.  


개새끼가 내 앞에 와서 위협을 하는데도 견주는 "우우" 소리를 내며 개들을 몰아놓는 행동을 했다. 나는 개새끼가 사라질 때까지 발걸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한두 번이 아니다. 몇 번 겪었다.


성질이 났다. 산책로에서 만나는 목줄 풀린 개새끼 들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속는 셈 치고 근처 지구대에 신고를 했다.


" 장평천 산책로 길 지구대에서 나오면 좌측이고요. ** 아파트 근처  00 마트 가는 길에 개 풀어놓고 다니는 사람 있어요.  조치를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접수되었고 출동이 늦어질 수도 있으니 긴급 시 112로 신고하라는 문자가 날아왔다.


집에 도착할 시간만큼 흘러도 경찰 출동차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번 확인 전화를 할까 하다 관두었다.


한참 후에 목줄 안 한 개 주인을 계도 조치했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고, 혹시나  개 주인이 몇 명이었는지를 물었다.

가족이 3명이었다고 답문이 왔다. 경찰이 출동한 게 맞았다. 3명 가족이 2 마리 개를 풀어놓고 다니고 있었던 것.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번 경찰 대응에 실망했었는데 이번엔 만족스러웠다. 칭찬게시판에 올려줄까 하다 관두었다.




코로나로 3일간 3단계 한다는 행정 명령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일부 식당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물론 더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고 코로나로 힘들어 하지만

일상은 여전히 흘러간다. 별일 아닌 듯. 해는 뜨고 밤은 깊고 새벽은 다시 온다.

코로나로 당분간 "친구" 를 못 만난다.     당분간 일지  쭉 일지  모른다.


금방 잊힐 것이다. 코로나의 경계를.

그리고 적응할 것이다. 처음과 다르게. 긴장을 풀고 일상을.

지금까지 그래 왔듯 쉽게 잊힐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취직이 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