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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dwarf Jan 27. 2022

내 가슴에 난 구멍 세 개

네 살배기 외아들이 뽀로로 빵 사달란다.

이쿠, 이런, 삼백 원이 모자라다.

여보, 혹시 삼백 원이 있나?


고개 젓는 아내 보기 부끄러워 고개를 떨군다.

아들아, 아빠가 미안하다.

다음에는 꼭이다, 꼭!


떼를 쓰는 아들이 안쓰러워 목젖까지 멍울이 올라왔다.

어쩌다가 이리됐나, 삼백 원도 돈이던가,

가슴에 난 백 원짜리 구멍 세 개.


벌써 몇 해나 지난 일이건만,

아직도 가슴에 난 구멍 세 개는 어찌 더 커졌는가?

시리고 쓰린 가슴 무엇으로 틀어막나.


나도 이처럼 아픈데,

그대들은 어찌 숨 쉬고 살아가오.


내가 죽는 그 순간까지 뽀로로 빵은,

가슴에 난 구멍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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