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집

시인이 소설가에게

편지

by 영점오

당신은 결코 작은 이야기꾼이 아닙니다.

그리고 거짓을 늘어놓는 사기꾼은 더구나 아닙니다.

당신은 나보다 낮은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저보다 당신이 더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되었습니다.

천재라는 호칭은 짧은 글에 돈을 주기 싫은 사람들이

내 것을 향유하고는 싶은데 양심에 찔려서 불러주는

값비싼 립서비스밖에 되지 않습니다.

더 위대하다느니, 더 고귀하다느니,

순수하다느니, 영혼이 맑다느니,

아이고!

그 구두쇠 인간들 말일랑 신경도 쓰지 마세요.

저는 사람이 살아가는,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당신이,

그 정교하고 풍부한 상상력이 항상 부러웠습니다.

어쩌면, 저는 당신이 만든 이야기 속

조연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괴로워 마세요.

당신이 성공한다면

대게 살아있는 동안에 벌어질 일이지만

내가 성공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죽은 후의 일일 것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그 반대의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 노래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갈 사람을 찾아서 당신이 다시 살아나도록 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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