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시간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한없는 기쁨과 자유와 축복입니다.
적막한 이 순간에 작은 글을 쓰는 것이
우주에 부유하는 신비스러운 먼지입니다.
인간의 뇌는 오묘해서 무엇이든 글로 쓰다
깨달음이 찾아오면 그제야 제대로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 자칫, 우울한 호수에라도 빠지는 날이면,
나를 건질 손길이 없음을 깨닫고
조용히 스스로 헤엄쳐 나옵니다.
그래도 보물이 여간 많은 게 아니라,
간혹 반짝이는 물건 하나 발견하기라도 하면은
그날은 설레어 잠도 오지 않습니다.
고요한 축복이 내리는 이 밤.
기쁘기 한이 없어 노래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