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도의 얀 반 에이크
얀 반 에이크[La Fuente de la Gracia. EYCK, JAN VAN (TALLER DE). 은혜의 샘. 1440~1450. PO]
이 그림은 플랑드르에서 유행하던 세 폭 화의 또 다른 패턴이라고 해야 할까? 수평적인 세 폭 화가 아닌 수직적인 3개의 평면으로 그림을 구성한다.
당시 고딕 양식의 흐름 속에 그려진 그림답게 종탑의 모습과 제단의 모습이 보이는데, 초기 고딕은 뾰족탑의 모양이지만, 후기의 고딕은 저 뾰족한 탑에 작은 방울 모양처럼 달리기 시작함으로 시대적인 구분을 한다. 교회의 중심인 예수 그리스도가 붉은 옷을 입고 왼편에는 라피스 라줄리의 성모 마리아께서 자리를 잡았는데, 재미난 점은 세례 요한이 아니라 사도 요한으로 바뀐 점이다. 이탈리아 그림의 패턴은 주로 세례 요한이 등장을 하면서 예수의 역사에 대한 당위성, 신적 존재의 재증명을 강조하는데, 플랑드르의 그림을 보면 주로 사도 요한이 등장한다. 그 이유가 뭘까? 사도 요한은 “사랑”을 주제로 한다. 곧 희생의 어린양과 이어지는 그 마음은 사랑이라는 표현을 보이기 위해 사도 요한을 사용한 것이다. 이들의 영혼을 살리는 것은 결국 어린양임을 증명하듯 어린양이 물이 시작되는 근원에 앉아 있는 이유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시작된 물은 세상을 이끄는 자들의 삶에 흘러나오게 된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왼편은 질서정연한데, 오른편은 뭐라 해야 할까? 무질서하고 심지어 유대 제사장의 깃발은 부러지기까지 했다. 이 의미는 무엇일까? 유대와 가톨릭의 보이지 않는 시대적 대립의 상황을 묘사한 것일까?
문득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과거 읽었던 책의 한 장면이 생각이 난다. “돈의 주인”이라는 글인데, 한 사람이 이 돈을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데, 얼마만큼이 하나님의 것일까? 라는 생각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스승은 원을 그려 그 안에 들어가면 하나님 것 밖에 나가면 내 것이라고 가르쳤다. 종교인은 하늘을 향해 던져서 안 내려오면 하나님의 것 내려오면 내 것이라고 가르쳤다. 물속의 돈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은혜이다. 그렇지만 그 은혜를 사모하고 그 은혜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의 몫인데, 이것이 감사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독이 될 수도 있음을 드러내는 이유가 들어 있는 그림이다. 마치 대항해시대가 독이었는지, 감사의 조건이었는지에 대한 얀 반 에이크의 역발상은 아니었을까?
얀 반 에이크는 그 가족들로 인해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 그 형이 기름을 발명해 내어 린드씨와 호두 씨에서 기름을 짜서 달걀노른자에 물감을 섞은 것이 아니라 기름을 짠 기름에 물감을 섞어 그림으로 오랜 시간 색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메디치 가문의 후원으로 중세 예술가들의 삶을 기록했던 “예술가 열전 또는 미술사 열전(2019년 1월에 한국 서점에 보니 6권이 새로이 완역되어 나왔다. 내용을 읽어보니 이전 판보다 번역이 정말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다)”을 쓴 조르지오 바사리에 의해 접하는 한정적인 내용이지만, 그래도 놀라운 것은 얀 반 에이크가 그린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은 르네상스 초기의 무대에 서사적인 그림을 그려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보다 무려 50년이나 앞서 있었다. 그런데도 왜 템페라가 먼저였을까? 이건 미술사 속에서 환경적인 요건과 기후적인 요건이 많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가끔 이탈리아에 기후가 조금만 더 선선했다면, 어떤 일이 일었을까? 그리고 메시나가 아닌 조금 더 빨리 전해졌다면 피렌체의 미술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하게 만든다. 아무튼, 그런 배경을 제공한 얀 반 에이크의 섬세함은 티센 미술관에 있는 “수태고지” 제목으로 그려진 “그리자유” 기법의 화풍이 이런 섬세함의 극치를 그릴 수밖에 없구나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참 스페인에 얀 반 에이크의 이름으로 마드리드에 2점이 있다. 하나는 티센 보르네미사에 수태고지, 그리고 프라도의 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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