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족목요일의 풍경 #360고움직이는그림
틴토레토[El lavatorio. TINTORETTO, JACOPO ROBUSTI. 세족식. 1548~1549. P1]
그림처럼 그냥 보면 아무 느낌이 없다. 그리고 뭔지 모르게 엉성하고 세족식을 왜 저런 식으로 그린 거야? 하게 된다. 티치아노에게 작품을 배우는 제자였지만 대를 이어가는 과정에서는 "베로네세"에게 밀린다. 아무래도 틴토레토는 군주의 화가였던 티치아노의 마음에 들지 못했던 던 점이 있던 것 같다. 하지만 엘 그레코에게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 된다.
틴토레토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그 특징이 강렬한 명암대비, 음산한 빛과 불안정한 색조, 원근법과 단축법을 극적으로 사용했음을 보게 된다. 아무래도 틴토레토의 마음속 무거움이 그림의 배경을 어둡게 장식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 그림은 틴토레토가 젊은 시절 자신이 머물고 작업을 하며 살았던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그렸다. 그래서 왠지 그림이 어색했던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마가의 다락방에서 열린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벌어진 세족식의 장면이다. 이 그림은 틴토레토가 젊었을 때 베네치아 산 마르코(St. Mark) 교회를 위해 그린 그림인데, 벽면에 붙여 놓았을 때 바라보는 신도들이 자신의 각도에서 바라보도록 했다고 하는 독특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그 구도의 중심이다. 그런데 그 영향을 받은 후대의 틴토레토는 어색하기 그지없는 이 그림 속에 수많은 비밀을 묻어두고 있다.
우선 첫째가 어색한 바깥의 배경이다. 틴토레토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가끔 등장하는 야외의 풍경이 베네치아임을 직감하게 만드는 구성이 많다.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림의 제일 왼쪽 위에 "곤돌라"가 등장함으로 베네치아의 풍경을 말해주고 있다.
그럼 이제부터 그림을 감상해보고자 한다. 그림이 흐린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 나중 여행을 통해 직접 보는 것으로 만족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우선 제일 우측으로 이동해서 우측 끝에서 전체 그림을 감상해보자. 그러면 전체적인 구도가 곤돌라 뒤에 있는 작은 교회 같은 건물이 중심임을 알게 된다.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교회라고 하는데, 그 교회에 걸기 위해 그린 그림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내심 궁금하다. 아무튼, 전혀 문제가 없는 구도로 작품은 진행이 된다. 저 멀리에서 숨어 있는 예수를 판 자 "가룟 유대"가 기둥 뒤에 서서 그저 바라볼 뿐이라는 것…. 베드로는 발을 씻고 있고 그 외 중앙에 씻기 위해 옷을 벗는 장면 그리고 왼쪽 아래에 자신의 발을 돌아보는 장면 그리고 왼쪽 뒤에 그냥 바닥에 주저앉아 무슨 상황인가? 하고 방관하는 모습 등 다양하다. 특이한 것은 오른쪽에 앉아 있는 자들이 한결같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서로들 대화를 하며 무언가 깊은 나눔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야고보와 요한"으로 그 어머니를 동원해 "예수의 좌 우편에 앉게 해달라"는 정치적 접근에 대해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것일까? 아무튼,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이다.
그러고 나서 이제 중앙으로 이동을 해보자. 정 가운데 서서 그림을 바라보면 마치 "모나리자"를 보는 듯하다. 어디에서 봐도 항상 모나리자가 모두를 바라보고 있듯이 이 그림 역시 중심의 구도는 그대로인데 그 구도의 방향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교회를 중심으로 근거리의 원근법이 적용되고 있다. 참으로 놀란 것은 원근감을 주어 거리를 표현하기 위해 색의 깊이를 조절했을 텐데….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봄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나 색의 흐림이 없이 원하는 대로 보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오직 한 구도로만 볼 수 있는데, 이 구도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마치 돋보기안경으로 확대를 해서 보듯이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이 기법이 1500년대의 작품이라는 것에 놀랐고, 역시 기하학이 적용된 논리와 법칙에 따라 그림이 그려졌다는 사실에 그림도 단순한 생각이 아닌 수학적 이론과 과학적 울타리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운데서 보면 이상하리만큼 식탁이 환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다시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보면 식탁의 명함이 움직이는 듯하다. 마치 오늘날의 3D를 본다고 해야 하나? 입체감이 무서울 정도로 풍겨 나온다. 그만큼 명암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던 틴토레토의 열정이 쏟아진 작품이기에 가능할 듯하다. 그리고 맨 마지막 왼쪽으로 이동해서 보면 주된 배경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가룟 유대의 시선을 출발로 바지 벗겨주는 제자의 모습 그리고 발을 살피는 제자의 모습이 클로우징 된다. 어찌 보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변 상황을 따지지 않는 이 시대의 모습과 당시 무너져가는 베네치아의 모습을 그려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제 마지막으로 흐리기는 하지만 예수의 머리 위쪽에 보면 거울이 있다. 이 거울에 대한 설명은 이 작품뿐만 아니라 가이드를 통해 "프라도 미술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작품 설명에 등장할 것이다. 그 거울에 비친 모습은 최후의 만찬의 모습이다. 이 그림을 토대로 나중에 틴토레토의 거작 "최후의 만찬"이 나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틴토레토의 작품들은 상당히 많은 모작을 통해 형성되었지만, 특유의 음영을 통해 사실감 있게 그림을 그려가므로 살아있는 현실의 상황을 증명하는 사진과도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그림없는 미술관(YouTube)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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