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iro del MUSEO DEL PRADO Mar 08. 2022

바로크의 의미를 확실하게 보여준 리베라

그림은 사람의 겉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들려준다

 작품은   모습같이 보인다

세상이 나를 보고 있는 두 모습

그 깊은 속 마음을 털어 놓을 곳이 없다는 것이 무겁지만, 여전히 그림은 나를 다시 살리려 애씀을 본다.


이 작품은 프라도미술관 소장품이 아니라, 대여받아 전시하고 있는 작품이라 프라도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검색에 안 나타난다.


————-


 호세 데 리베라[La mujer barbuda 또는 Magdalena Ventura con su marido. RIBERA, JOSÉ DE. 수염을 기른 여인 또는 남편과 함께하는 막달레나 벤투라. 1639. P1 S00]

 

  이 그림은 리베라의 정규 후원자였던, 나폴리 “페르난도 공작(Fernando Afán de Ribera y Téllez-Girón, Duque de Alcalá y Virrey de Nápoles)”의 주문 때문에 그려졌던 그림으로, 막달레나 벤투라의 사연을 듣고 나폴리 궁전으로 초청하여 이야기를 듣고, 당시 스페인의 카라바지오로 불리면서 나폴리에 머물고 있던 호세 데 리베라에게 16세기와 17세기의 스페인 회화 관습에 따라 그려 달라고 부탁해서 완성된 그림이다.


  그림 속 등장인물은 “막달레나 벤투라”이다. 그 뒤에 서 있는 어둠 속의 남자는 앞에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의 남편이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가? 정말 남자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기를 안고 있는 사람의 얼굴에서 긴 수염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아기의 얼굴 앞에 모유 수유하는 엄마의 젖가슴이 노출되어 있으므로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


  오른편에 그 답을 리베라는 적어 놓았다. “자연의 위대한 기적”이라는 제목 아래 막달레나 벤투라라는 여자가 이렇게 된 이유를 적어 놓았다.


  호세 데 리베라는 남편 펠리치 디 아미치와 세 자녀 중 막내를 안고 있는 아내 막달레나 벤투라를 그렸다. 이 그림 속에 등장하는 막달레나 벤투라는 현재 37세의 나이다. 그런데 어떻게 저런 모습일까? 혹시 양성을 지닌 자가 아닐까? 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주변의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페르난도 공작은 이들을 궁으로 불러들였고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리베라에게 이들의 그림을 부탁한 것이다. 이에 부응하고자 리베라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어색하다. 하지만 이렇게 이 그림을 해석해 보기를 바란다. 만일 저 막달레나 벤투라의 고통을 표현하는 이마의 주름과 사랑하는 남편과 자녀에 대한 미안함으로 적셔진 눈시울 그리고 그 아내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눈물짓는 남편의 모습을 르네상스 화가들이 그렸다면 어떻게 완성되었을까?


  아마, 르네상스식이 되었다면 모든 이들의 조롱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신격화를 통해 자신들과 뭔가 다르다는 이미지의 강한 부여로 인해 사회생활은 전혀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크의 특징처럼 감성의 호소를 그려냈던 화가의 그 마음이 그림을 바라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당시 다모증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이 증상은 이미 4세기 역사부터 등장하는데, 리베라는 이것을 다른 차원의 이야기처럼 꾸며낸 것이 아니라, 막달라네 벤투라와 그 남편 펠리치 디 아미치가 함께 행복한 가정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세 명의 자녀들도 맑게 웃으며 자랄 수 있도록 구경꾼 적인 마음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 깊은 그곳에서 그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온 마음을 담은 사실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최고작이라고 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리베라의 야곱의 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