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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ro Mar 10. 2022

정물화를 통해 보여준 인간의 심리와 순수성

수르바란의 발걸음

 프란시스코  수르바란[Bodegón con cacharros. ZURBARÁN, FRANCISCO DE. 그릇이 있는 정물화. 1650. P1 S00]

 

    수르바란의 그림의 특징은 매우 정확한 드로잉과 사실적인 감각으로 표현된다. 특히 이 정물에서 불 수 있듯이 테네브리즘을 채택하여 정물들이 담고 있는 이미지를 더욱 크게 부각을 시켰다. 수르바란의 전반적인 그림을 보면 바로 이 그림처럼 자신이 강렬하게 주장하고자 하는 스타일을 드러내기 위해 어두운 배경을 사용함으로 그 가치를 극대화시켰다.


    바다호스 인근 엑스투라 마두라에서 태어나 세비야에서 작품활동을 하던 수르바란은 세비야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문화를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애를 썼는데, 이 그릇들은 정물화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사실 그 안에는 인물들의 이미지가 투영되어 있다.


    세비야의 수호 성녀인 후스타와 루피나이다. 세비야 대성당 내부 콜럼버스 관 옆에 있는 종교화실에 들어가면 후스타와 루피나의 발밑에 사자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예수를 믿고 자신들의 신앙을 지켜나갔던 인물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출생을 살펴보면, 이들은 도자 공의 딸들이었다. 그래서 수르바란은 세비야의 상징은 사기그릇의 모양으로 세비야의 수호성인 후스타와 루피나를 그려낸 것이다.


    만일 저 병들에 꽃이 꽂혀 있었다면 아마도 그릇들의 이미지는 퇴색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화려한 빛을 뿜어내도 결국 그 자체의 빛은 꽃들로 인해 가려졌을 것이다. 그래서 수르바란은 핵심만을 등장시킴으로 그릇들이 드러낼 수 있는 빛을 한없이 드러내도록 그렸다. 마치, 우리나라의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를 보면 내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수르바란은 이 그릇들을 통해 외형적인 모습이 아닌, 내면의 참다운 마음이 빛을 발하면 이처럼 아름답게 빛이신 하나님을 만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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