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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의 그 감상과 현실을 화폭으로

미술계의 절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by jairo

디에고 로드리게즈 데 실바 이 벨라스케스[Cabeza de venado. VELÁZQUEZ, DIEGO RODRÍGUEZ DE SILVA Y. 사슴 머리. 1626~1636. P1 S00]

사슴머리를 보고 있으면, 어떻게 저렇게 정확하게 순간의 장면을 포착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박제를 걸어놓고 그렸다면, 이처럼 정교하거나 살아있는 표정은 나올 수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 동물을 그릴 때 사자나 코끼리 등은 자신들이 보지 못한 상황에서 그려서인지 강아지나 고양이로 보이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호아킴 파티니르의 성 헤로니모의 그림 속에서도 사자의 얼굴은 마치 고양이의 모습처럼 그려져 있다. 이런 맥락인 이유는 동물을 그릴 때 잡아서 묶어 놓아도 발버둥을 친다. 그렇다면 결국 박제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벨라스케스는 말한 것처럼 순간포착의 대가라고 했다. 수사슴이 자신을 바라보던 화가가 실수로 밟은 나뭇가지 소리에 화들짝 놀라 화가를 쳐다보는 장면이다. 벨라스케스는 갈색 톤의 사슴 얼굴과 뒷배경인 푸른 하늘의 묘한 대조로 사슴의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과 흥분해서 벌어진 입을 그려냈다. 잠시 후 사슴은 자신의 길을 뛰어가는 모습이 연상된다..


이처럼 순간포착의 상황을 정확한 붓 터치로 그려낼 수 있는 화가는 당시에 벨라스케스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일까? 당시 스페인에서는 “이 그림 벨라스케스 거야? 아니야?”로 이야기되었다고 한다. 벨라스케스 외 나머지 화가들이 전부 “아니야”에 포함되었다니 참으로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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