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다이크 다운 섬세한 감정의 표현
안톤 반 다이크(안톤 반 딕)[Endymion Porter y Anton van Dyck. DYCK, ANTON VAN. 엔디미언 포터 경과 안톤 반 다이크의 초상화. 1633. P1 S00]
플랑드르의 대표적인 초상화가로 루벤스에게 배웠고, 그의 조수로 활동을 했었다. 특히 안톤 반 다이크는 부드러운 구도와 선미한 색채감으로 17세기 유럽 미술을 대표하는 자로 등장을 하는데, 특히 영국 화단에 초상화를 통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화가가 된다.
이 그림은 영국 왕실에서 일하는 외교관이었던 엔디미언 포터 경을 그린 그림이다. 평상시 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포터 경은 반 다이크가 영국에 체류하게 되었을 때 그를 만나 그의 작품의 위대함을 인지하고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하는 사람이 된다. 이로 인해 연을 맺게 되고 이 그림은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그린 초상화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한 사람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등장하는데 한 명은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 엔디미언 포터 경이고 오른편에 자신의 모습을 그려놓았다. 주인공은 정면을 응시하며 몸의 방향이 앞을 향함으로 모든 이들을 바라보도록 그려놓음으로 지위와 걸맞은 위치를 제공했다. 하지만 반 다이크는 자신을 비스듬한 옆 자세로 포터 경의 자리를 넘지 않는 구도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 덕분에 그림 어느 부분도 균형을 잃지 않았고 등장인물 모두가 돋보이게 그려낸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반 다이크는 사소한 부분에까지 세심한 배려를 했다. 자신을 후원했던 후원자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고 별 차이가 없지만, 자신을 살짝 낮은 자세로 그려낸다. 우리가 보기에 유심히 보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림을 가까이 서가 아니라 멀리서 보게 되면 왼편의 검은 옷을 입은 안톤 반 다이크가 엔디미언 포터 경 쪽으로 몸 방향이 향하면서 마치 “제 옆에 있는 분을 소개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하는 듯한 느낌이 밀려온다.
그리고 무어보다 자신과 포터 경이 같은 곳에 손을 얹음으로 자신과 포터 경의 우애를 과시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지지만 이런 모습은 정말 우애가 깊고 서로 신뢰가 두텁지 않으면 잘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이 때문일까? 안톤 반 다이크의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상학이 보이는 것보다 그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나를 응시하면서 무엇인가? 자신을 이야기하려는 듯 보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