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호르헤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운다
페드로 파블로 루벤스[Lucha de san Jorge y el dragón. RUBENS, PEDRO PABLO. 영웅 호르헤와 용의 싸움. 1606~1608. P1 S00]
성 조르주, 성 조지, 성 호르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그림의 주인공은 그리스로마 시대 도자기에 그림으로도 등장을 하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익히 들었던 이야기다.
실카의 리비아라는 도시에 영웅 호르헤가 도착하였을 때, 그 마을은 용을 달래기 위해 양 2마리를 늘 바쳐 왔다. 그러나 다 사라지자 결국 처녀들을 바치게 되었고, 왕의 공주만이 유일한 처녀로 남게 되었다. 그때 왕은 용을 무찌를 용사를 찾게 되고 호르헤가 나타나 용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한다는 평범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이전 그림 스타일들과 너무나 다르다.
라파엘로의 영웅 호르헤를 검색해서 이 루벤스의 영웅 호르헤와 같이 본다면 놀랄 것이다. 라파엘로의 그림이 이렇단 말인가? 하고 충격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마치 라파엘로의 그림은 한 편의 만화의 한 컷을 보는 듯한 느낌이 밀려오고 루벤스의 그림은 역동적이면서 살아 움직이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호르헤에게서 느껴지는 강한 근육의 모습은 루벤스가 늘 자신의 작품 초기에 반영했던 미켈란젤로의 영향력이 강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학적인 선의 구조로 그림을 더욱 역동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바로 대각선 구도이다. 말이 왼편 아래에서 오른편 위로 대각선 구도를 유지하면서 특히 머리가 다시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그 상황 속에서 역동 미의 최고 절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감각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과학적 인체구조에 따른 것이다.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정지된 장면처럼 느껴지는 것은 놀란 공주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양 그리고 입에 긴 창이 박혀 그것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말굽 아래 있는 검은색 용 때문이다. 색채감이 호르헤와 말과는 전혀 다른 붓 터치를 보게 된다. 색채감도 단조로움과 섬세함을 통한 화려함의 대조를 보임으로 호르헤와 말의 역동적 이미지가 더욱 두드러진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보티첼리가 그린 “나스타지오 데그리 오네스티”의 2번째 그림에서 놀라 도망가려던 나스타지오의 표정이 왜 어색했는지가 이해가 된다.
이 영웅 호르헤를 유럽인들이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영웅적인 면만 가미시킨 것이 아니다. 영웅과 용은 예수와 사탄의 투쟁을 비유하기도 했고, 기독교와 이방에 대한 논쟁의 우화적인 이미지로 많이 그려지게 된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