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벨라스케스와는 다른 빛의 감각으로 변화를 일으킨 루벤스

동방박사들의 경배 속에 숨겨진 루벤스의 의도

by jairo

페드로 파블로 루벤스[La Adoración de los Magos. RUBENS, PEDRO PABLO. 동방박사들의 경배. 1609. P1 S00]

이 그림은 2차례의 수정 작업을 통해 완성된 그림이다. 첫 그림은 1609년에 그렸던 그림인데, 어느 부분이냐 하면, 왼편의 성모 마리아와 그 뒤에 요셉의 머리까지 그리고 오른편에 가스파르, 발타자르와 붉은 옷을 입은 멜초르 그리고 뒤에 선물을 들고 온 상의를 벗은 두 명의 남자까지이다. 초기의 그림은 거의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한 공간 개념이었다.


그러다가 1628년과 1629년 스페인 2번째 여행 중에 이 그림을 확장해서 지금의 그림으로 완성이 되었다. 하늘의 천사들과 오른편에 많은 군중 그리고 그 군중들 가운데 제일 오른편 중간에 루벤스 자신(말, 칼과 금 사슬로 자신이 드러나 보이도록 표현)을 그려 넣어 완성한 작품이다. 물론 이 그림은 2004년 완벽한 복원으로 과거 루벤스 때의 그 화려함을 맛볼 기회를 누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티치아노의 영향이 여실히 드러남을 보게 된다. 아울러 엘 그레코로부터 시작된 빛이 카라바지오로 연결된 그 정점을 제대로 활동한 2명 중 한 명이 된다. 그래서 엘 그레코의 목동들 경배에서 보듯이 아기 예수를 통해 빛의 움직임을 드러낸다. 하지만, 엘 그레코의 붓 터치와는 달리 플랑드르의 대가답게 섬세한 색채감과 붓 터치로 빛의 음영을 완벽하게 다룬다. 바로 카라바지스트라고 스스로 불리는 벨라스케스와 그 친구 루벤스의 작품 구성법이다.


이 그림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노란색, 빨간색, 그리고 보라색의 색채 비율을 적절히 활용함으로 테네브리즘 속에서 화려한 빛을 도출해 내게 되었고 인물들의 감정이 선이 정확하게 드러날 수 있게 그린 그림이다. 특히 빛의 각도 계산은 실로 놀랍다. 아기 예수로부터 시작된 빛은 정확하게 45도 각도로 번져나가면서 인물들의 구성도 그 비율에 맞게 확대되어 나감으로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연하게 인식하도록 만들었고, 화려한 색채감의 표현으로 이미지 전달의 목적을 가장 완벽하게 그린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