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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가 소장한 유일한 렘브란트의 유디트

다른 화가들과 달리 렘브란트는 우리에게 어둠 속의 의미를 알리려는 듯

by jairo

렘브란트 하르먼손 반 레인[Judit en el banquete de Holofernes (antes Artemisa). REMBRANDT HARMENSZ. VAN RIJN. 홀로페르네스 연회에서의 유디트. 1634. P2 S00]

이 그림은 프라도 미술관이 소장한 유일한 렘브란트의 작품이다. 특히 유디트의 모습은 다른 그림에서와 달리 풍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렘브란트 당시의 이상적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에는 이 그림이 죽은 남편을 사랑해서 그 태운 재를 유리잔에 타서 마시는 아르테미스 여왕으로 추정을 해왔다. 그러나 2009년 프라도 미술관은 연구를 통해 이 그림이 최종적으로 유디트를 그린 것임을 확정했다.


그 근거는 담비 모피의 진주, 금사 장식, 젊은 시종이 들고 있는 황제 앵무조개 잔, 어둠 속에 드리워진 노파의 모습 등이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유디트 앞에 있는 시종 아르바가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담을 곡식 자루를 들고 있었으나 복원 과정에서 덧칠로 인해 잘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 그림이 유디트가 아니라, 렘브란트의 임신상태의 아내 사스키아 반울렌버그 모습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디트는 이스라엘의 베툴리아 출신의 귀족 가문이다. 남편을 만났으나 결혼한 후 첫날 밤 남편은 죽게 된다. 그래서 처녀이자 과부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지내던 유디트는 자신의 나라를 빼앗은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를 죽이기로 결정을 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홀로페르네스는 전쟁 중에는 결코 술을 먹지 않았고, 자신의 작전을 위해 신중을 기하면서 장수로서의 투철한 사명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치명적 상황에 접하게 된다. 바로 물의 부족이 밀려온 것이다.


유디트는 국가를 살리기 위해 과부의 옷을 벗고 몸을 단장하고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하기 위해 다가간다. 그리고는 거짓말로 홀로페르네스에게 항복하고 말을 건넨다. 이스라엘의 신이 이스라엘을 버리기로 했으니 이때 이스라엘을 치면 이스라엘은 함락되고 이스라엘의 신이 아시리아 신의 편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을 건넨다. 이 말과 유디트의 아름다운 자태에 빠져 자제해 오던 포도주에 취하게 된다. 이후 유디트와의 동침 후 깊은 잠에 빠진 홀로페르네스는 결국 유디트의 손에 죽게 된다. 이 머리를 곡식자루에 담아 시종 아르바에게 주고 함께 이스라엘 진영으로 도망을 친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승기를 잡고 이기게 된다.


솔직히 이 그림을 보면 어디에도 홀로페르네스와 관련된 부분은 없어 보인다. 어둠 속에 있는 곡식자루 외에는 말이다. 클림트나 고야 그리고 틴토레토와 카라바지오 등의 그림에서처럼 명확한 구분점과 등장 인물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 그림 속에서는 참으로 어렵다. 다만 곡식자루와 유대 성경을 통해 유디트의 마음의 결정 순간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솔직히 에스더라는 인물과 유디트라는 인물은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묘한 관계 속에 등장하는 인물인데, 두 여성은 네덜란드의 영웅으로 스페인을 상대로 한 자신들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는 개신교의 활동 이후 줄기차게 가톨릭으로의 회귀를 요구하는 전쟁 속에서 대항하는 의미로의 영웅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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