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iro Apr 05. 2022

고야의 퀸타 데 소르도 시리즈 / 염소의 의미

시대적 아픔과 백성의 모습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프란시스코 고야 루시엔테스[El aquelarre o El gran cabrón. GOYA Y LUCIENTES, FRANCISCO DE. 언약 또는  염소. 1820~1823. P0 S00]

 

  흔히 블랙 페인팅으로 불린, 이 그림들은 1873년 프랑스의 사진작가 “장 로랑(JEAN LAURENT)”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다. 1909년 철거되기 직전 프라도 미술관은 이 사진에 근거한 탈 작업을 통해 패널에 착색의 작업을 병행해서 옮겨오게 되었다. 프레스코화도 아니고 건식 벽에 바로 검은색 페인트가 칠해지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라 온전한 작품의 보관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1983년 프라도 미술관이 X선 등 다양한 촬영을 하는 가운데 밝은색 풍경이 내부에 존재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마도 자신이 그렸던 초기의 따스한 그림에 대한 추억을 잊지 못한 것일 것이다. 고야가 보르도로 망명을 한 이후 고야의 아들이 이 작품들을 관리해 오다가 프라도 미술관으로 이관이 된 것이다.


  지금 보는 그림은 큰 염소가 왼편에 보인다. 염소는 보통 속임수 또는 거짓을 지칭하는 단어로 드러난다. 그런데 모두가 이 염소의 목소리에 빠져 있는 듯 그려져 있다. 또 악마들의 얼굴 앞에 수많은 마녀의 모습 역시 그려져 있는 형태이다. 아쉬운 것은 복원하는 과정에서 오른편 1.4M가 절단되어 사라졌다는 것이다.


 “염소와 백성들”로 보이기도 하고, 잘린 부분에 보면 나오는 “흑마법사와 마녀들의 집회 모습”으로 보이는 이 그림은 원래 산 이시드로의 축제와 함께 대칭적 구조로 그려졌다. 주인공은 숨겨진 얼굴을 가지고 있고, 악마를 상징하는 염소는 마녀의 후보를 지명하며 젊은 여성을 지목하는 장면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그림은 사탄의 의식 분위기에 적합하도록 두꺼운 붓 터치로 빠르게 움직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가까이 다가가서 우리는 눈속임한 실루엣의 윤곽을 벗어나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그 속에 감춘 얇은 선으로 인해 빛으로 어둠과 음울함의 표현을 극대화한 기법들이 드러나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여인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친촌부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