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의 속 마음을 이해하고 들여다 보려한 틴토레토
9. 틴토레토(야코포 코민)[Tintoretto (Jacopo Comin). El encuentro de Tamar y Judá. 유다와 다말의 만남. 1555~1559]
이스라엘로 이름을 바꾸게 된 야곱의 아들 중 유다가 있다. 그는 아들 셋을 얻었는데, 그 첫째를 장가보냈는데, 그만 죽고 말았다. 다만 하나님이 그 아들은 악하다고 했을 뿐이다. 그러자 유대인의 관습에 따라 형수를 둘째에게 보낸다. 이것을 계대결혼이라고 한다. 하지만, 형수에게서 낳을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안 될 것을 알았기에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처리하다가 역시 죽고 만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셋째에게 다말을 시집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다는 주지 않고 망설인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자, 다말은 유다가 아내가 죽은 후 홀로 광야에서 양을 치고 있을 때 몸을 파는 여인으로 분장을 하고 동침을 한다. 그 증표로 유다의 도장과 끈 그리고 지팡이를 담보로 한다. 하지만, 유다는 다말을 다시 찾으러 갔을 때 없었다. 이후, 다말이 임신했다는 소식에 다말을 죽이려 하자 도장과 끈 그리고 지팡이의 주인이 바로 이 뱃 속 아이들의 아버지라고 한다. 결국 유다는 자기보다 옮은 행동을 한 다말을 보내주고 다시는 얼굴을 보지 않는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베레스와 세라 쌍둥이이다.
이 그림을 그린 틴토레토는 미켈란젤로의 소묘와 티치아노의 색채를 목표로 그림을 그렸고, 거기에 덧붙여 인공적인 빛과 그림자 그리고 이후 마니에리슴의 주된 표현인 과장된 단축법을 써서 극적이고도 순간적인 효과를 화풍에 마음껏 펼친 화가이다. 특히 틴토레토의 그림은 공간 효과를 통한 극적 효과를 극대화시켜 놓음으로 많은 그림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모나리자에서 눈과 시선의 차를 보여주었지만, 틴토레토는 360도 바라보는 이의 각도대로 그림이 보이는 구성을 선 보였다. 틴토레토의 영향력은 르네상스를 마무리 짓는 과정 속에서 활동한 엘 그레코와 미켈란젤로 메디시 다 카라바조에게 끼치게 된다.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메인 전시관에 입장을 할 때, 안내원이 있는 곳에 들어가기 전 왼편에 커다랗게 걸린 그림이 있는데 바로 틴토레토의 El Paraíso(천국)이 그려져 있다.
그림의 구성은 3부분으로 나뉜다. 왼편은 누워있는 다말로 채워져 있는데, 언뜻보면 옷을 입혔지만 누워있는 비너스의 누드화를 그렸던 조르조네의 작품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뒷 배경의 자연 화풍은 조르조네의 누드화가 완성되지 못한 채 죽었을 때 티치아노가 완성을 해서 마무리를 한다. 잠시 잠깐의 스승이었을지라도 그 가르침은 깊이 흔적을 남기게 되는 느낌이다. 중앙은 넓은 풍경으로 V자 모양으로 둘 사이의 경계이면서 결국은 이렇게 되어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틴토레토의 그림은 색상에 의해 의미 전달이 강한 편이다. 이 그림 속에서도 유다의 노란색 의상과 다말의 붉은색의 화려함은 대조를 이루게 되는데 그 사이의 안정감을 주는 것이 역시 중심부의 목가적인 전원풍경의 자연스러운 색으로 인해 그림의 안정감을 주고 있다.
일평생을 베네치아의 화풍을 지키며 색채감의 강렬함으로 더욱 그림을 발전시킨 틴토레토의 영향력은 1점 소실점에 의한 효과를 더욱 두드러지게 확대시켜 움직이는 그림을 완성한 회화계의 대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