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른은

by 싱긋


<따로 또 같이 쓰는 첫 문장>

어른이 된다는 건, 참는 일의 연속이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참는 일의 연속이었다. 화를 참고, 서러움을 삼키고, 하고 싶은 말 대신 상황을 고려하고, 내 감정보다 남의 감정을 먼저 헤아린다. 남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내 목소리는 덮는다.



어른이 되기 전부터 나는 제법 어른 노릇을 잘 흉내냈다. 먼저 배려하는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른은 그런 아이를 칭찬한다. 나를 말하는 법이 없었고 모든 걸 참고 넘기는 게 생존방식이자 능력이 되었다. 어릴 적 기억이 흐릿하다. 나로서 살아낸 순간이 없어 추억도 나를 피해 갔던 걸까.




"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 유은실, <순례주택>



그렇게 나는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 애쓰는 어른이 됐다. 자주적이고 독립적으로 삶을 세운, 책임감 있는 어른 말이다. 그게 멋진 어른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다는 아니었다.



그 시간에 들어찬 수고는 참아냄이라는 실로 한 땀 한 땀 엮여 그럴듯한 외투가 됐다. 나를 가려주니 안정감은 있었지만 어쩐지 불편했다. 옷을 입고 있어도 추웠다. 군데군데 실밥이 뜯기고, 구멍이 나 있었다.




"모든 아픔에는 사연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생긴 몸의 통증과 마음의 불안과 우울은 잘못이 아니었다. 문제도 아니었다. 수고였다. 자기를 챙기지 못한 시간이 길어져 몸속 자기돌봄시스템이 약해진 것뿐이었다. 그 아픔은 몸의 신호이자 노력이었다. 충분히 고생했으니 이제 시선을 나에게로 돌리고 나를 돌볼 때라는 호소였다."

- 조셉킴, <건강지속력>



아픈 건 잘못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참으며 수고한 결과였고, 몸과 마음이 내게 보내는 구조요청이었다. 나는 미루고 무시하며 견디는 데 익숙해졌고, 어느 순간 나를 돌보는 일에 둔감해졌다. 참기만 하다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참는 법을 넘어,

마음이 무너지는 소리를 알아차리고,

필요할 땐 멈출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다.



" '참건강'이란 질병의 유무를 너머

내게 주어진 오늘 스스로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돌보는 삶 그 자체임을"

- 조셉킴, <건강지속력>



스스로를 존중하고 돌보는 사람, 그게 진짜 어른이다. 참지 않아야 하는 때를 구분하고, 내가 내 편이 되어 변호할 줄 아는 용기도 나를 존중하는 일이다. 참는 법을 배우는 것이 어른이 되는 길이라면, 참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건강해지는 길이다. 그 둘 사이에서 나를 지우지 않고 존중하는 연습, 이제 그 연습을 나는 시작하려 한다.



존중과 사랑으로,

매일 자신의 마음과 몸을 가꾸는 사람.

감사와 기쁨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꽃피우는 사람.



마음밭에 참음 대신 돌봄을 심으며,

진짜 어른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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