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by 그릿 grit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얼굴을

나는 유난히 좋아했다

덮지 않은 모습, 숨기지 않은 태도

아픈 흉터든 깊게 파인 주름이든

그 모든 흔적이

너의 지나온 시간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


너의 흔적들은

너를 설명하지 않았고

너 그 자체였다

그리고 나는

그 “너라는 존재”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인정했다


너는 알까

사람은 완전해서 사랑받는 게 아니라

남아버린 흔적 때문에

끝내 사랑받는다는 걸



사랑해.

사랑했어.

사랑하고 싶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민낯을 그대로 남긴

나의 얼룩덜룩한 감정들에게

나는 묻는다.

나는 어쩌면 아직도

너를 사랑해.

너는 어때?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