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분의 코다리찜을 안주삼아 혼술을 하는 그녀를 보며

사실은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어졌다

정오.. 위드 코로나여서인지 식당에 사람들이 많다.

어딜 가서 식사를 한다는 것이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지만 모처럼 만의 약속이라 자리를 잡고 앉아 기다린다

그동안의 밀린 사연들이 그리도 많을까. 사람들의 쨍한 목소리에 웃음이 배어있다.

예약 대기석은 사람들로 가득 차고... 홀은 모처럼 활기가 느껴진다.

한 여인이 들어선다. 일행 없이 혼자 들어서는 그녀에게 식당 주인이

" 1인 식사는 안 되는 돼요?"

" 알아요. 메뉴를 2인으로 주문하면 되잖아요."


그녀는 내 시선 범위 내에 있다. 본의 아니게 그녀를 관찰하게 된다.

뚜렷한 외모에 긴 생머리.

그러나 표정 없는 얼굴이다. 마네킹 같은 느낌을 주는 깡마른 그녀...

돌솥밥과 코다리 정식 2인분을 주문한다. 그녀의 테이블에 메뉴가 차려진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던 그녀가 문득...

소주를 한 병 주문한다. 생각보다 목소리가 터프하다.

소주잔이 아닌 커다란 글라스에 소주를 가득 부어 사이다처럼 단숨에 마셔버리는 그녀...

코다리찜 2인분은 낮술의 적절한 안주처럼 보인다.


혼자 찾은 음식점. 2인분의 코다리찜을 앞에 두고 소주를 벌컥벌컥 들여다시는 그녀의 삶을 나는 알 수 없다.

그녀의 삶이 어떠한지 내가 궁금해야 할 이유 또한 없다. 다만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이른 낮. 소주를 들이켜게 하는 것일까에 생각이 멈춘다.

삶일 것이다. 사람일 것이다. 상황일 것이다. 현실일 것이다. 그도 저도 아니면 소주가 소주를 들이켜게 하는 것이리라...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녀를 바라본다.


혼밥과 혼술 문화... 일본은 이미 그 문화가 정착된 지 오래다. 당연히 혼자 가서 언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문화. 벽을 보고 앉든 유리창을 보고 앉든 혼자만의 식사에 조바심이란 없다.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야 할 때면 조금 일찍 가서 아메리카노 한 잔에 커다란 통밀 샌드위치 같은 것을 주문해서 느긋하게 먹곤 한다. 기차역에서 혼자 먹는 커피와 빵은 색다른 맛을 준다. 오래도록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하고 싶은 것.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도착하는 기차와 떠나는 기차.... 지금은 그리할 수 없지만 기차 안애서 마시는 뜨거운 커피 한 잔은 또 얼마나 맛이 좋은지.


가끔은 카페든 식당이든 베이커리든 혼자 가서 느긋하게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느라 음식 맛은 뒷전인... 그런 상황이 아닌... 오로지 그 맛에만 집중하고 싶은 것..... 혼자서 무엇을 먹는다고 쓸쓸해 보이거니 외로워 보이거나 그러지도 않는다.


2인분의 코다리찜을 앞에 두고 소주를 들이켜는 그녀도 기차역에서 내가 느끼는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을까?

그녀와 시선이 마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녀를 슬쩍슬쩍 관찰한다.

삶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결국은 언젠가는 혼자서 남게 되는 것. 2인분의 안주를 주문하고 마치 누군가와 마주하듯...

텅 빈 의자를 상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언젠가는 1인분만 주문 가능한 식당이 오픈하지 않을까?

둘 이상은 사절인 식당... " 여기는 1인분만 가능해요. 두 사람 이상은 안되거든요."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이런 말을 듣게 되는 그런 식당..


혼밥, 혼술이 당연한 그런 식당에서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날을 상상한다.

2인분의 코다리찜을 거침없이 먹고 있는 용감한 그녀..

소주 한 병이 또 추가된다.

문득 나는 그녀의 삶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어떤 상황에 있든, 어디서 무엇을 하든... 결국인 혼자일 우리들을 위해...

생면 부지의 그녀를 바라보며 사실은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2인분의 코다리찜을 시켜놓고 다른 사람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이다처럼 소주를 들이켜는 그녀의 모습에 일체의 가식이란 없어 보였다..... / 려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모순의 얼굴을 한 11월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