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외로운 늑대가 울면 또 다른 늑대도 운다

늑대를 양산하는 사회... 울고 싶은 늑대들. 그래도 가슴에 품어야 한다

외로운 늑대가 울면 또 다른 늑대도 운다.


서현역 사건과 관련하여 범죄심리 전문가인 프로파일러 배상훈 교수는 최근 잇따른 '테러 예고'가 모방범죄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서현역 사건의 최원종이 앞서 발생한 신림동 사건을 모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원종의 경우처럼 자극으로서의 모방 범죄 상태가 위험하다"며 "'외로운 늑대'가 어디서 한번 울면 메아리가 돼서 또 다른 늑대가 와서 우는 공명 상태가 된다"라고 지적했다.     


늑대의 이미지는 유년시절 누구나 익숙히 아는 이솝우화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야기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양치기 소년은 양을 돌보는 지루함에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친다. 한번 두 번, 마을 사람들은 늑대로부터 양을 지키기 위해 허둥지둥 몰려왔는데 소년의 장난이었음을 알고 돌아간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다. 양치기 소년은 절박하게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어느 누구도 양을 지키려 올라오지 않았다. 

어린 시절 이 이야기를 통해 ‘거짓말의 대가’가 얼마나 참담한 것인지를 누구든 느꼈으리라.

<이솝우화> 속의 늑대는 ‘개과에 속하는 포유동물로서의 늑대’다. 양을 노리는 포식자 늑대.

최근 우리 사회에 때아닌 ‘늑대’의 출현은 달갑지 않다.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억눌린 늑대, 외로운 늑대, 사냥터를 잃은 늑대, 고독한 늑대, 분노에 휩싸인 늑대, 절망한 늑대, 증오를 품은 늑대, 루저가 된 늑대, 심장이 식어버린 늑대, 통제 불능의 늑대를 양산하는 사회다. 저마다의 하울링이 입안에서 맴돌다 지치고 마는... 야생의 본능마저 상실하고... 어떤 박탈감과 상실감과 적의를 불특정 다수에게 풀어버리려는...      

‘외로운 늑대가 울면 다른 늑대로 운다’는 말은 동조 현상의 표현이기도 하다.

모방 범죄가 더 학습되어 고도화되어 잔인한 범죄로 진화한다.     


물론 누구나 굶주린 늑대, 지친 늑대, 분노한 늑대를 한 마리쯤은 데리고 산다. 다만 가슴속에.... 

늑대가 뛰쳐나오지 못하도록...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와 자신을 해치고 다른 이들을 헤치지 않도록...

우리의 하울링이 혼잣말 같고 속삭임 같고, 중얼거림 같고, 무의미한 발화 같고, 가슴 안의 숨 죽인 메아리 같은 것일지라도.. 그건 자신 안의 늑대를 길들이는 방식이다.


왜 자신 안의 늑대가 뛰쳐나와 다른 이의 삶을 파괴하게 하는가....       

사회가, 삶이 그러할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은 그만두기로 하자.

아무리 힘든 삶이고 아무리 견딜 수 없는 삶이라 하여도 다른 이의 생명을 해칠 권리?? 는 없다.

생명.... '살라는 명령'을 부여받은 사람들. '살아야 하는 당위를 지닌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 현실이

참담하고 가슴 아프다.


늑대(학명 Canis lupus chanco)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개과 계속에 속하는 포유류. 흔히 개의 조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유라시아 대륙과 아메리카 전역에 분포하며, 현재는 멸종 위기 1급 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다.


 개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더 크고 가족생활을 하며 집단적으로 사냥한다. 가족구성원 서로 간에는 적대감이 없으며 모든 가족이 새끼들을 잘 돌보아주지만, 침입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몸색깔은 보통 회색이지만 갈색·적색·흑색·흰색인 것도 있다. 긴 털로 덮인 꼬리는 개와 달리 항상 밑으로 늘어뜨려져 있다. 털의 색깔과 밀도는 서식지의 기후와 계절에 따라 다르다. 한국의 늑대는 전체적으로 털이 짧으며 개체별 털색깔의 차이가 심하다.    

      

늑대는 아메리카 인디언에게 숭배의 대상이었던 영리하고 사회적인 동물이었다. 늑대는 먹이를 사냥함으로써 대형 초식동물의 숫자를 조절하고 생존에 적합치 못한 개체들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늑대의 생활 영역과 인간의 생활 영역이 충돌하게 되면서 양과 같은 가축을 공격하여 먹이로 삼는 바람에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은 이미지로 상징화되어 '늑대인간'과 같은 전설이나 설화 속에 반영되었다.   


인디언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늑대.. 전설이나 설화 속에서도 신비로운 이미지를 품은 늑대다.

내 안의 늑대 길들이기... 절망하고 실망하고 자절 하더라도 삶이 자꾸만 궁지로 내몰리더라도

내 안의 늑대를 품고 가야 한다.

부드럽게, 용기를 내어,  억지 희망이라도, 억지웃음이라도 지어가며.... 내 안의 늑대를 돌보아야 한다.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뒤숭숭한 아침이다.

지금의 하늘은 맑다/ 려원


<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 2022 아르코 문학 나눔 도서선정

원종린 수필 문학상 작품상 수상작

         

작가의 이전글 비디비도비디부와 비비디 바비디 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