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노동자 오노레 드 발자크.
"커피가 위장에 들어가면 아이디어는전장에 뛰어든 육군 포병부대처럼 날렵하게 움직여 전투를 시작하지. 기억은 힘차게 뛰어오르고 전차와 탄약으로 무장한 논리의 포병이 뛰기 시작하네.
위트가 명사수의 자세로 꼿꼿이 일어서고 직유가 발기하고 종이는 잉크로 뒤덮이기 시작하지. 글쓰기 투쟁이 시작되고 검은 잉크의 급류로 뒤덮이는 거야.그러나 조심할지니. 모든 중독은 위험하다오."
문학 노동자 오노레 드 발자크의 말이다.
발지크를 기억하는 두 가지의 키워드는 커피와 퇴고가 아닐까 싶다.
그가 평생 마신 커피가 5만잔에 달한다고한다.
"기상시간은 새벽 1시~8시까지 줄곧 글을 쓰면서 커피를 마시지. 눈이 침침하고 손이 뻣뻣해질 때까지 쓰고 또 썼는데 그걸 가능하게 해준 게 커피지."
인쇄 중에도 자신의 원고를 끝없이 교정한 발자크는 그당시 인쇄업자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진상작가였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것 또한 바로 이러한 철저함에 있으니 발자크로서는 도리어 잘 된일인지 모른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클래식 체널을 틀고... 해야할 일들을 최대한 빨리 서두르는 이유는 바로 발자크가 극찬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다.
내 하루의 시작은 침대에서 눈을 뜬 시간이 아니라 뜨거운 블랙 커피가 목구멍을 타고 위장 속으로. 그리고 온몸 곳곳으로 스며들 때다. 바로 그 때가 온전한 의미의 기상시간이다.
특히나 요즘처럼...무기력해지기 쉬운 날. 환절기. 계절의 털갈이를 할 때에 접어들면 나를 각성시켜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나를 각성시키는 두 가지를 꼽으라 한다면 단연코 책과 커피다.
커피 한잔을 옆에 두고 발자크의 대표작. 고리오 영감을 다시 읽어볼 생각을 한다.
스스로를 문학노동자라 칭했던 그. 자기이름에 귀족을 뜻하는 단어 '드(del)'를 붙일만큼 과시욕이 강했다고 하지만...그래도 자신의 작품에 철저했던 그를 생각한다.
위트가 명사수의 자세로 꼿꼿이 일어서고 직유가 발기하고 종이는 잉크로 뒤덮이는 글쓰기 투쟁의 시작..
그리하여 검은 잉크로 뒤덮이는 시간들
커피 한 잔의 힘으로.... 나의 위트가 명사수의 자세로 꼿꼿이 일어서고 나의 직유가 발기하고 니의 종이는 검은 잉크로 뒤덮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