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열리는 나무 국어 교습소/ 보다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생각이 열리는 나무 국어 교습소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하여!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작은 어항에서는 5~8cm 크기로 자라지만. 수족관이나 연못에서는 20~25cm 정도,
강물에서는 1m가 넘게 자랍니다. 어떤 환경에 놓이는가에 따라 코이의 성장이 달라지듯
배우는 환경에 따라 아이들 생각의 크기도 달라집니다
생각이 열리는 나무 국어 교습소는 읽고 쓰고 생각을 나누면서 학생들의 생각을 키웁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학생들, 생각도 쉬지 않고 자라야 합니다.
학생들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원장 직강
초·중·고 국어 전문 수업(개별 및 팀 수업)
사고력, 논리력, 창의력, 언어이해력, 분석력 신장
내신 및 수능 대비(문학, 비문학 수업)
오래도록 익숙했던 곳을 떠나 둥지를 새로 옮겼다.
2월 말에서 3월 초.... 목재로 틀을 이루고 있는 부채꼴 모양의 건물 내부를 보는 순간 비로소 정착할 곳을 찾은 듯싶었다.
사실 대규모 학원을 하기에는 애매한 공간이고 한 과목만 하기에는 여유 있는 (아까운) 공간이었다. 관할 교육청 실측 결과 한 과목으로 확정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일 싫은 게 네모난 책상과 의자, 그리고 네모난 교실이었다.
규격화된 교실에서 규격화된 생각들을 찍어내는 교육...
그리스 전설에 나오는 프로크루테스는 ‘잡아 늘이는 자’라는 뜻을 지닌다. 하룻밤 묵는 사람들을 자신의 침대에 재운 뒤 침대보다 작으면 잡아 늘이고 침대보다 크면 침대에 맞춰 신체를 잘라버렸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아이들을 규격화된 책상에 앉게 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맞춘 지 오래다. 틀에 찍어낸 생각들, 틀에 찍어낸 것처럼 살아갈 아이들의 미래가 두려워진다.
학원 순례를 마치고 오는 아이들의 표정은 문제지를 닮았다. 문제풀이에 지친 아이들의 얼굴이 흰 종이빛을 닮아가는 것을 나는 거부한다. 생각하지 않는 대신 빠른 정답을 듣기를 원하는 아이들. 날 것의 생각이 아닌 생각마저도 길들여지는 현실이 슬프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아닌가. 현재를 살아야 할 아이들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커다란 가방을 등에 지고 ‘미래’를 살고 있다.
앞선 아이의 등을 보지 않고 서로 얼굴을 보면서 하는 수업, 외면하지 않고 마주 보는 수업.
적어도 수업이란 그러해야 하지 않은가.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눈을 마주쳐야 하고
상대의 얼굴을 읽어야 하고 귀를 열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숲처럼 살 순 없을까. 초록 생각을 하고 초록으로 물들고, 초록 꿈을 꿀 순 없을까?
우리가 날마다 숲으로 갈 수 없다면 적어도 교실을 숲처럼 만들면 되지 않을까.
아이들의 얼굴빛이 하얀 종이 빛이 아니라 초록을 닮아 간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싶었다. 아이들은 강의실 안의 나무를 보고 숲을 본다. 아이들이 푸른 나무처럼 순정해지고, 의연해지고 숲처럼 ‘함께’라는 가치를 획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들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
그대의 아이는 그대의 아이가 아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갈망하는 큰 생명의 아들딸이니
그들은 그대를 거쳐서 왔을 뿐 그대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또 그들이 그대와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의 소유가 아닌 것을
그대는 아이에게 사랑을 줄 수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생각이 있으므로
그대는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을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의 영혼은
그대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 조차 갈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가 아이들과 같이 되려고 애쓰는 것은 좋으나
아이들을 그대와 같이 만들려고 애쓰지는 말라
삶이란 뒤로 물러가지 않으며
결코 어제에 머무는 법이 없으므로
그대는 활, 그리고 그대의 아이들은 마치 살아있는 화살처럼
그대로부터 쏘아져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활 쏘는 자인 신은 무한의 길 위에 과녁을 겨누고
자신의 화살이 보다 빨리, 보다 멀리 날아가도록 온 힘을 다해
그대를 당겨 구부리는 것이다.
그대는 활 쏘는 이의 손에 의해 구부러짐을 기뻐하라
그는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는 만큼 흔들리지 않는 활 또한 사랑하기에.
지금도 기억나는 학생들이 있다. 오래전 함께였던 그 친구들은 모두 자신들이 바라던 ‘꿈’을 찾아 날아갔을까? 저마다 생의 과녁을 향해서...
아이들이 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이로써 나는 기꺼이 활처럼 몸을 구부릴 수 있다.
그때도 그러하였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정답을 잘 맞히는 학생이 아닌 생각이 가득 찬 학생,
자신의 인생에 대한 믿음을 지닌 학생으로.
스스로 길이 되는 학생으로.
새로운 시작이다.
학생들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이미 ‘어른’이 된 지 오래인 우리에게도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기에 우리의 이름은 ‘오늘’ 일 수밖에 없다.
공간은 공간에 있는 자를 닮게 마련이고,
공간은 공간에 있는 자의 생각이 스며들게 마련일 것이다.
‘생각이 열리는 나무 국어 교실’이 의미 있고 풍요로우며 거룩하고 따사로우며
숲의 푸른 정신과 인간의 온기가 조화를 이루는 그런 공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려원
<빨강 수집가의 시간> /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4.12
<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수필과 비평서/ 려원 산문집/ 2022
2022 아르코 문학 나눔 우수도서 선정
2023 원종린 수필문학상 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