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내 손바닥에 삶의 불꽃으로 쓴 초대장을
춤
나는 당신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내 손바닥에 삶의 불꽃으로 쓴 초대장을
내게 보여달라.
아픔 속 아픔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떨어지면서도
당신이 당신의 가장 깊은 바람을 어떻게 따르고 있는가를
그러면 내가 날마다 어떻게 내면에 가닿고
또한 바깥을 향해 문을 열어 삶의 신비의 입맞춤을
어떻게 내 입술에 느끼는가를 말해줄 테니
당신이 가슴속에 온 세상을 담고 싶다고 말하지 말라
다만 당신이 상처를 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두려웠을 때
어떻게 자신을 버리지 않고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일로부터 등을 돌렸는가 말해달라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내게 삶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
그리고 내가 살아온 이야기들 속에서
내가 진정 누구인가를 보아 달라
내게 말하지 말라
언젠가는 멋진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 대신 마음의 흔들림없이 위험과 마주할 수 있는가를 내게 보여달라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영웅적인 행동을 한 전사 같은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다
하지만 벽에 부딪쳤을 때 당신이 어떻게 무너져 내렸는가
당신의 힘만으론 도저히 넘을 수 없었던 벽에 부딪쳤을 때 내게 말해달라.
무엇이 자신의 연약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주었는가를
당신에게 춤추는 법을 가르쳐준 그 장소들로
나를 데려가 달라
세상이 당신의 가슴을 부수려고 했던 그 위험한 장소들로
내 가슴을 다시 온전하게 만들어준 장소들로
당신을 데려가리라.
함께 나누던 고독의 긴 순간들 속에 내 옆에 앉으라
우리의 어쩔 수 없는 홀로 있음과
또한 거부할 수 없는 함께 있음으로
침묵 속에서, 그리고 날마다 나누는 작은 말들 속에서
나와 함께 춤을 추라.
우리 모두를 존재 속으로 내쉬는 위대한 들숨과
그 영원한 정지 속에서
나와 함께 춤을 추라.
그 공허함을 바깥의 어떤 것으로도 채우지 말고
다만 내 손을 잡고, 나와 함께 춤을 추라
-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려면 내면에 혼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니체
누군가 내게 삶의 불꽃으로 쓴 초대장을 보냈다
그는 내게 나의 가장 깊은 바람을 어떻게 따르고 있는가를 보여달라고 한다.
가슴속에 온 세상을 담고 싶다고 말하는 대신
상처받고 사랑받지 못하였을 때 어떻게 자신을 버리지 않았는지를 말해달라고 한다
언젠가 멋진 일이 일어날 거라고 말해는 대신
마음의 흔들림 없이 어떻게 위험과 마주할 수 있는 가를 보여달라고,
또한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보여달라고 한다
영웅적인 행동을 한 이야기 대신 벽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무너져 내렸으며... 당신의 힘 만으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났을 때 무엇이 당신을 벽 건너편으로 데려갔는지를, 무엇이 당신의 연약한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었는지를 말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제안한다
춤추는 법을 가르쳐 준 장소로 데려가 달라고
세상이 당신의 가슴을 부수려고 했던 그 위험한 장소들로
그러면 그는 나를 발아래 대지와 머리 위 별들이 다시 가슴을 온전하게 만들어 준 장소로 다시 데려가겠노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는 홀로 있음과 거부할 수 없는 함께 있음으로
우리는 침묵 속에 함께 춤을 추자고.
위대한 들숨과 날숨 속에 바깥의 것들로 공허를 채우려 하지 말고
다만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자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춤추는 법을 가르쳐준 세상의 장소들.
가슴을 부수려고 했던 세상의 위험한 장소들에서 벗어나 다시 대지와 별이 가슴을 온전하게 만들어준 곳에서 함께 춤을 추자고 한다
세상 속에서 우리는 모두 ‘그’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영웅적인 전사의 이야기, 세상을 가진 것 같은 과장된 이야기를 끝없이 떠올리는 대신
어떻게 벽을 만났고, 그 벽을 어떻게 넘었는지를
그 모든 힘든 순간마다 자신을 어떻게 지켜왔는지를
강철 같은 힘보다 내면의 연약한 아름다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홀로 있음과 함께 있음의 사이에서
불꽃으로 쓴 초대장을 받는다면 기꺼이 춤에 응하리라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려면 내면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는 니체의 말처럼
그렇게 우리는 다시
절벽 끝에서 손을 잡고 둥글게 춤을 춰야 한다.
무엇으로도 자신을 은폐시킬 수 없는 곳. 절박한 곳...
온전히 자기 다운 춤, 온전히 자기답기 때문에 불안한 춤, 나를 과시할 그 어떤 단서도 없는 벌거벗음의 상태에서 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
생의 수레바퀴에 자신을 단단히 붙들어두는 것....
삶은 위태로운 그러나 아름다운 춤이다.
<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P 45 춤을 출 때 그것은 기도의 일부이다
9월도 중순을 넘어섰다. 그동안 절박하면서도 무기력했다
무언가 초조감이 밀려오는데 마음은 하염없이 뒷걸음질 치는 것....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느라.. 주어진 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면에 혼돈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어쩌면 가장 나와 많이 닮은 계절이기도 한 가을
혼돈이 많을수록 춤추는 별을 탄생시킬 가능성이 커질까?
니체는 그렇다고 하였지만............ 결국 모든 삶의 추동력은 내면의 혼돈에 있지 않고
서로 손을 잡고 절벽 위에서 절박하게 인생의 춤을 추는 데 있을 것이다/려원
<빨강 수집가의 시간> /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4 12
<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2
2022 아르코 문학 나눔 우수도서 선정
2023 원종린 수필문학상 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