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떨쳐내려 해도 쉬이 풀어지지 않는 응어리를 본다. 우연히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져 수도 없이 밟힌 탓에 납작하고 까맣게 때가 탄 껌딱지 같다는 생각을 한다. 단단히 박힌 덩어리를 떼어낼 요량으로 끌의 모서리를 날카롭고 더 뾰족하게 다듬던 날, 작은 방석을 만났다. 매일 눈을 감고 작은 방석 위에 엎드리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몸을 말아 구겨 넣어야 겨우 꼭 맞는 작은 공간. 그 위에 웅크려서야 안정을 찾는다. 태초의 자세를 통해 미처 다 기억할 수도 없는 엄마 뱃속의 경험이 몸에 새겨져 있다는 걸 알았다. 엄마 품과 같은 안전함 속에서 어떤 걱정도 없이 번뇌를 풀어놓는다. 양껏 불안하고, 마음껏 미워하고, 한껏 사랑한다. 군색한 나의 몸무게를 온전히 감내하는 방석은, 너무 미워서 돌아버릴 것 같던 네 모습이 결국 나라는 걸 일러준다. 외면하는 줄도 몰랐던 옹졸한 마음을 꺼내게 한다. 백 팔 번에 가까워질수록 요동치는 심장박동을, 더 깊게 터져 나오는 숨을, 새어 나오는 땀을,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을 받아낸다.
작은 방석 안에는, 나의 세계가 송두리째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