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사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다.
서울권 대학교에 합격했을 땐 막연하게 언젠가는 자취를 하고 서울에서 살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가난한 집안 형편에 늘 생활비만 벌어 쓰기도 바쁜 대학시절을 보냈다. 또래 친구들처럼 서울에서 방을 구하는 건, 애초에 선택지조차 아니었다. 나는 인천 외곽의 작은 방에서 9년을 살았다. 대학을 다니던 5년 내내, 그리고 졸업 후 일을 하면서도 매일 서울까지 왕복 3~4시간을 오갔다. 눈을 뜨면 지하철 안에서 하루가 시작되고, 지하철 안에서 하루가 끝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은 늘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학가의 보증금은 기본 1,000만 원 이상, 월세는 40만~60만 원 수준이었고, 그 외에도 중개 수수료, 이사 비용까지… 과외와 학원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내게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대학생 때부터 ‘서울에 산다’는 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님의 지원이나 경제력에 따라 갈릴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는 걸 처음 실감했다. 부러웠지만, 형편이 안되었던 내게 장거리 통학은 일상이 되었다.
서울사는 친구들이 동아리를 마치고 뒤풀이를 하며 여유를 부릴 때, 나는 항상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막차 시간을 확인하곤 했다. 하루 3~4시간을 통학에 쓰는 삶은, 내 삶의 주도권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 그때부터 ‘서울에서 산다는 것’은 단지 편리함의 문제가 아니었다. 삶의 밀도 자체를 바꾸는 문제였다.
대학 시절부터 사회초년생 시절까지 프로 통근러가 된나는 우연히 직장 동료로부터 서울시 ‘청년안심주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다. 서울시가 민간 매물을 매입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자격 요건만 맞으면 월세 10만 원 내외에 서울에서 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이런 건 결국 되는 사람만 되는 거 아냐?’
‘경쟁률 장난 아닐 텐데 나도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망설이기만 하다 독립하지 못했던 지난 몇 년을 돌아보니, 도전이라도 해보는 게 낫겠다 싶었다. 무슨 일이든 움직여야 바뀌는 것이었다. 결국 신청서를 작성하고, 서류 심사 대상자가 되어 떨리는 마음으로 필요한 서류를 하나하나 준비했다. 그게 내 첫 번째 ‘진짜 독립’의 시작이었다.
청약공고에 계속 지원한 결과, 나는 예비 당첨자가 되어 일년 후 서울의 청년안심주택에 입주하게 되었다. 그토록 바라던 서울에 정착할 수 있다는게 꿈만 같았고, 무엇보다 매일 3시간 넘게 허비하던 통근 시간이 사라졌다는 게 너무 컸다. 그 시간을 활용해서 바닥이었던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고, 서울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과 인프라를 찾아보고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기 시작했다. 삶이 점점 ‘견디는 것’에서 ‘원하는 삶으로 그려가는 것’으로 바뀌고 있었다.
나는 이사를 하며 깨달았다. 경제적 자유라는 건 어느 날 갑자기 ‘완벽하게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조각 하나를 직접 선택해보는 것이라는 걸. 서울로 들어오게 된 그 날이, 나에게는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첫 날이었다.
Tip
독립은 하고 싶은데 서울이 멀게 느껴졌다면, 서울시 청년 주거 정책을 먼저 살펴보자.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시도하는 사람이다. 첫 걸음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신청서 하나’일 수도 있다.
청년안심주택 신청조건 요약 (서울시 기준)
1. 나이: 만 19세~39세 이하 청년 또는 (예비)신혼부부
2. 소득:
(1) 공공임대주택: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 100% 이하 (1인가구 기준: 약 431만 원)
(2) 민간임대주택: 본인 무주택자
3. 자산: 총자산 2억 5,400만 원 이하 (2025년 기준)
4. 기타: 소득 순위별 가점있음
모집공고 확인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