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심리학 실험실>
마쉬멜로우 실험,
그 두번째 이야기.
오늘은 <자기조절력>에 대한 이야기를 심리학 실험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사실 우리 엄마들이 아이에게 원하는 것 상당 수가 바로 요 <자기조절력>과 관련된 부분이 많아요. 기다릴 수 있었으면 좋겠고, 상황에 맞추어 때론 그만 하는 것을 배웠으면 하죠. 감정을 공감해주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이가 적당히 하고 끊어주기를,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인 것을 알지만 때때로는 적당히 하고 멈춰주기를 우리는 기대해요.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은 사회생활이나 학업이나 여러면에서 정말 중요하니까요.
자기조절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잠깐 미루는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이 만족지연능력에 대해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이 바로 '마쉐멜로우 실험'이야기죠. 다들 잘 알고 계실거예요.
그래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래요~ 이 실험은 1960년에 스탠퍼드 대학에서 했던 실험인데요. 아이에게 마쉬멜로우를 하나 준 후, 먹지않고 기다리면 한개를 더 주겠다고 약속하고 아이를 방에 혼자 남겨두어요. 어떤 아이들은 먹지 않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며 노력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낼름 먹어버리죠.
그리고 연구자들은 만족을 지연시키며 참아낸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이후에 청소년기, 성인기 까지 계속 추적했어요. 그런데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타났죠. 잘 참아낸 아이들이 더 높은 SAT(수능)점수를 받았고, 이후에도 더 높은 학력, 사회적 성취, 성공적인 인간관계 등을 나타냈다고 해요. 이 실험은 너무나 유명해서 최근까지도 많은 방송과 책에서 자주 다루고 있어요.
잘 참아낸 아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나 알아보니, 아이들은 마쉬멜로우를 쳐다보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거나, 혹은 마쉬멜로우가 아닌 다른 것 (구름, 솜..) 처럼 상상을 하는 등 여러가지 자신만의 전략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궁금해지기 시작했죠. 그럼 좀 더 근본적인 차이를 찾아본다면.. 이렇게 만족을 지연시키며 자기욕구를 조절하는 힘은 원래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무언가에 의해 영향을 받는 걸까? 에 대해서 말이죠!
무엇이 아이를
기다릴 수 있게 했던 걸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Rochester 연구팀은 몇년 전,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했어요.
3-5살의 아이들은 사전 검사를 통해 비슷한 정서인지발달 수준으로 나누어 14명씩 두개의 팀으로 나누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빈종이를 예쁘게 꾸며 텀블러를 장식할 속지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죠.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그리고 잠시 후에 돌아와 한 팀에게는 약속대로 크고 좋은 크레용으로 바꿔 주었고, 다른 한 팀에게는 "미안하지만 크레용이 없구나, 그냥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하렴" 이라고 말했답니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두 팀에 차이를 둔 후, 다시 마쉬멜로우 실험을 했을 때 어떠한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 실험이 끝난 후 모두 깨끗하게 치운 후에, 한명 씩 테이블 위에 마쉬멜로우를 올린 후 동일한 실험을 해보았어요. 15분동안 기다릴 수 있는지, 만약 못기다렸다면 아이들은 몇분까지 참아냈는지를 기록했죠.
그런데 실험 결과는 정말 놀랍도록 두 팀에 차이를 보여주었어요.
약속대로 크레용을 크고 좋은 세트로 바꾸어준 팀의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12분을 기다렸고, 총 14명 중에서 끝까지 다 기다린 아이들은 9명이나 되었어요.
그런데, 앞선 실험에서 약속을 못지켜주었던 팀의 아이들은 평균 3분 밖에 기다리지 못했고, 총 14명 중에서 오직 1명 만이 15분을 기다리는 것에 성공했어요. 엄청나게 의미있는 차이를 보여주었죠.
신뢰로운 관계가 주는 힘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아이들은 "내가 참고 기다렸을 때 확실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거 맞아?" 에 대해 생각하고, 이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능력이 있다 라고 이야기 하였어요. 자신이 노력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결국 오지 않는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면, "차라리 기다리지 않는 것이 더 나아! "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아이들이 자기조절을 하도록 전략을 가르쳐 주며 도울 수 있지만 그보다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이 상황에 대한 <신뢰>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실험결과 인것 같아요.
신뢰감 - 감정이입 - 자기조절
<자기조절>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밑바닥을 살펴보면, 출발은 언제나 <신뢰>에 있어요.
엄마가 나를 미워하지 않아, 엄마는 무조건 뺏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충분히 주기도 하는 사람이야. 약속을 했으면 꼭 주는 사람이야 라는 <신뢰감> 이 아이 마음에 자리잡아야, 아이는 내 욕구 뿐만 아니라 상황이 보이고 상대방이 감정이 보이기 시작해요. 이걸 <감정이입, 공감>이라고 이야기 하죠. 그리고 이 상태가 가능해야 아이는 비로소 "아, 좀 기다려볼까?" "잠깐 그만 울어 볼까?" 라는 <자기조절>이 가능해져요. 이것이 우리가 아이와의 관계에서 가장 바라는 <협력>이지요. 우리는 아이가 엄마인 우리에게 복종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협력하는 관계가 되길 원하니까요.
가장 기본적인 신뢰감을 만들어 가기 위해, 아이와의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정말 중요해요. 지키지도 못할 공수표를 빵빵~ 날리면 점점 신뢰감을 잃게 되고 더 이상의 자기조절을 아이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워지죠.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아이와의 일상생활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신뢰감을 지켜내는데 도움이 되어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밸런스는 아이에게 주는 것과 뺏는 것 사이의 균형이예요. 아이에게 안돼! 라고 제한하는 것이 너무 양이 많아지면 아이는 엄마가 늘 뺏는다고 생각하고 자기를 미워한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기다리고, 너무 많은 것을 참아야 하면 정말 중요하게 참아야 하는 것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지고요.
그래서 중요한 것에서 자기조절의 필요를 느끼고 연습해나갈 수 있도록, 너무 많은 자기조절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필요해요! 또 안된다고 뺏는것이 있다면 확실하게 허용해주고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것의 양도 얼추 맞추는 것이 필요하고요. 자주 강조하는 이야기 이지만 가르치지 않고 지시하지 않는 완전한 아이의 놀이시간은, 그런 <주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