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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는.

10월 5주, 화요일

by thera 테라

오래전 사진을 꺼내봅니다.


요즘은 웬만한 사진기를 능가하는 고화질 기능의 핸드폰이 있어 수십 장의 사진을 찍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오늘 기억하는 그때는 디지털카메라가 대세인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배터리를 충전하고, 메모리 용량을 확인하며 소중한 순간을 골라 담던 그 시절.

디지털 액자나 저장매체보다 사진을 인화하는 그 설렘이 있던 시절이었지요.




사진 속 나는 풋풋한 시절이고,

지금은 20대 후반이 되어있을 나의 어린 친구들은, 그 시절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어쩌면 이리도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선명할까요?

그 이름들은 단지 기억이 아니라, 내 마음에 새겨진 사랑의 흔적이었음을 사진이 조용히 말해줍니다.



함께 노래 부르고, 뛰어놀며 즐거웠던 순간들이 찰나처럼 지나고

어느 날, 깜짝 등장한 내 작은 친구. 아니 이제는 청년이 된 내 친구.

마주 본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포옹으로 그간의 안부를 대신합니다.


자신의 성장과정 중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나는 시간이 바로 그 때라며.

조카들이 태어나고 자라 기관을 선택할 때가 되니 다른 곳이 아닌,

자신의 행복한 추억이 있는 이곳에 꼭 보내야 한다며 언니에게 강력하게 주장했다는 그 이야기에

말을 잇지 못하고 뜨거운 울컥함이 올라옵니다.


사진 속 그 시절이 단지 추억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깊은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그저 즐겁게 함께 했던 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따스하게 기억되고 다시 찾게 되는 선택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참으로 고맙고 가슴이 벅찹니다.


그 시절의 웃음소리, 마주 보고 함께하던 쎄쎄쎄, 등에 업고 한 바퀴를 쌩하니 달리던 기억들.

시간을 지나도 서로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그 기억이 다시 또 다른 작은 친구에게 이어진다는 것.

그건 단지 추억이 아니라,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진첩을 덮으며 나는 생각합니다.

지금의 순간들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따스한 시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오늘도 그 사랑을 담아 살아가겠노라고.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가 오래된 사진을 꺼내며 말하겠지요.


"그때 우리는,

함께였었어."









유아기는 생애초기 발달의 결정적 시기로, 이 시기의 경험은 이후 인지. 정서. 사회적 발달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정서적 안정감과 애착형성은 유아기의 핵심 과업 중 하나로, 선생님과의 관계는 부모 외의 첫 사회적 관계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언어적 표현보다 비언어적 상호작용과 감정 교류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인식합니다.


선생님의 따스한 시선, 반복적이고 일관된 반응, 함께하는 놀이와 활동은 아이에게 '정서적 안전기지'를 제공하며, 안정 애착 형성의 기반이 됩니다. 또한 유아는 놀이를 통해 사회적 기술과 자기 조절 능력을 발달시킵니다. 또래와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선생님과의 놀이 경험은 아이의 사회성, 공감능력, 자존감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경험은 단기적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어 이후의 삶에서 중요한 정서적 자산으로 작용합니다.


유아기의 긍정적 정서 경험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발달심리학에서 말하는 '내면화된 관계 경험'으로 어린 시절의 안정적이고 따스한 관계는 이후의 삶에서 대인관계, 삶의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성장의 연속인 삶의 과정에서 겪게 될 성장통을 이겨낼 힘과 중심이 되기도 합니다.


유아 선생님은 단순히 하루를 함께 보내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의 삶에 정서적 흔적을 남기고 삶의 첫 번째

관계 서사를 써 내려가는 중요한 역할자입니다.






함께 생각해 볼까요?


ㅣ 오늘 하루, 아이들과 나눈 가장 따스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ㅣ 지금의 이 시간이, 아이의 마음속에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요?



#함께 #그때우리는 #오래된사진 #추억 #특별한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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