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규승 Aug 24. 2022

나 역시도 매국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

어릴 적 한국 근현대사 공부를 할 때부터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어떤 사람은 나라를 위해 희생을 하고 어떤 사람은 매국을 하였다. 과연 이 두 부류의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던 것인지 궁금했다.


개인의 신념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개인의 신념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바뀌기 너무 쉬웠다. 마음만 한번 움직이면 되기 때문이었다. 나라를 위해 살기보다, 개인을 위해 살기를 선택하면 되는 합리화는 아주 쉽다. 누군가는 마음을 바꾸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만, 마음만큼 바꾸기 쉬운 것이 또 없다. 내일이 없을 것처럼 사랑하는 연인들은 다음날 남이 되어 버리기도 하고,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생각한 신입사원은 다음 해 회사를 비난하고 회사를 떠나기도 한다.


내가 만약 일제 강점기 시절을 겪었다면 나 역시도 매국을 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나라를 소중히 여긴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소극적 애국과 소극적 매국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길어지는 집권에 지쳐 일본인으로 살기로 결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애국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있었다.




스스로도 세상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당연했다. 그럼에도 특별한 사람들이 존재했다. 운이 좋게도 주변에 특별한 사람들, 존경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어떻게 다를까?


그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었다. 책임을 지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행하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들이었다. 같은 상황에 있어도 그들은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지는 선택을 하고 그렇게 행동했다.




<제로   - 피터 > 읽으면서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은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런 사람들로 인해 우리의 세상은 진보한다고 배웠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을 읽으면서 우리는 많은 상황 속에서 편견을 가지고 생각, 행동하는지 배웠다. 그리고 인간은 유사한 생각의 편향에 빠지기에, 개개인이 그리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과연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나 역시도 다른 인간 군상과 똑같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우울감을 느꼈다. 보편적 개인으로서의 나를 인지하고,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납득했을 때 허무함이 마음을 뒤덮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지는 것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배웠다. 그리고 이런 삶의 의미는 1.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비록 대부분의 선택의 순간에 system1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인식체계이지만, 우리는 분명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올 때, system2를 이용해서 선택을 하고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진다면 세상을 진보하게 하는데 나 역시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권의 책이 하나의 의미로 내게 다가왔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서 이런저런 선택을 하면서 스스로 체감했던 교훈들이 있었다.   

쉬운 길보다는 어려운 길을 택할 것.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해 줄 뿐이다.




목이 부러져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인생의 의미를 찾고 행동할 수 있다.


중요한 때, 우리가 내릴 수 있는 선택의 순간을 포착하고 거기서 스스로의 인생에 책임을 다하면 된다.


어려운 시절,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다했던 사람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Reference.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매거진의 이전글 기계인간의 감정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