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규승 Apr 14. 2023

정치인의 이기심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시대정신을 관통한 이들의 삶

한때, 인간이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보편적 프레임을 찾았다고 생각했었다. 인간의 속성에서부터 출발했다. 사회적 동물. 인간은 동물이기에 생존과 번식을 욕망한다.


동물로서의 제1 본능은 생존이다. 생존은 인간 하나의 개체가 지속가능하기를 욕망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은 필멸의 존재이기에 언제나 생존은 좌절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번식한다. 번식은 동물의 유한함을 극복하기 위한 생존의 포괄적 형태이다. 유한한 동물로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선된 버전의 자신(자손)을 세상에 남겨 생존한다.


인간은 동물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를 했고, 사회성을 활용하는 것을 선택 혹은 강요당했다. 단순히 하나의 개체로서 독립적으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존재가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생존 가능성을 보완한다. 타인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우리는 그것을 보이지 않더라도 상상하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되었다.


사회성을 가지게 된 인간은 분명 같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의 본성을 극복하기도 한다.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동물로서의 본성을 극복하였을까? 어떻게 인간은 동물로서의 본성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성을 우선순위로 둘 수 있었을까? 자신의 생존과 자신이 속한 사회의 생존의 가치가 동일하거나 더 크다는 믿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서는 4명의 나약한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4명의 나약한 인간은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이다. 이들은 혼돈의 시기 미국의 시대정신을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행동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그럼에도 자신과 공동체를 동일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이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 4명의 대통령도 이기적이다. 그럼에도 이 4명은 시대정신을 읽었고 자신의 판단대로 공동체를 이끌었다. 어떻게 이 사람들은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단기적 이득보다는 시대정신을 읽고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나약한 이 4명의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수많은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을까? 이들도 두려워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들 두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실행했던 것이다. 세상이, 대중이 자신을 버릴지라도 세상에 행동으로 검증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이지 않는 시대정신을 읽고 행동했을까?




시대정신(Zeitgeist, Spirit of the age):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절대적인 정신이 있다고 보는 정신적 경향.


시대정신을 읽기 위한 방법으로는 미묘한 사회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멘토인 SH님은 paradigm shift를 찾기 위해 스스로의 animal spirit을 기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평소 알던 상식과는 다른 것이 일어나는 것을 인지하는 정보민감성을 animal spirit이라고 했다. 그리고 상식과 다른 사건을 확인하면 두 가지로 나뉜다고 했다. 사기이거나 paradigm shift이거나.




현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세계적으로는 디지털화, 인공지능,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 다문화주의 등이 존재한다. 한국의 시대정신은 빠른 사회변화에 따른 양극화와 파편화, 고령화와 저출산 같은 추가적인 특징을 가진다. 다음 리더는 위 시대정신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 이미 행동하고 있을 것이다. 시대정신을 느끼는 사람은 소수이고, 따르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대부분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사회는 언제나 변화하는 역동적인 유기체이다. 세상은 단 하루도 태평천하였던 적이 없다. 지나고 나서야 힘들었던 기억이 사라지면서 호황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은 호황을 알아차릴 수 없다. 세상은 언제나 변한다. 그렇기에 리더에게 변화를 먼저 눈치채고 구성원들을 리딩할 수 있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는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을 사용할 경우도 있겠지만, 자신과 가까운 구성원들에게는 변혁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공동체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을 연결시키고, 도전적 과제를 주체적으로 시도할 수 있도록 리드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 역시 리더가 감지한 세상의 변화를 점점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동물로서의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이기적인 존재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어디까지 확장시키는가에 따라 스스로는 이기적이라고 할지라도 타인에게 이타적이 될 수 있다. 누군가는 자신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서 움직일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일 것이며, 누군가는 자신이 인지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인류 전체를 위해 움직일 것이다. 인간이 이기적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기심으로 인해 타인이 이득을 얻는다고 하면 이것이 이타적인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분명 현시대의 정치인들도 모두가 자신의 단기적 이득만을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아직 시대정신을 보지 못하거나 그들의 진심이 보이지 않을 뿐.




사회적 동물이라는 한 개인으로서가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생각이 많아진다.


시대정신과 내 개인의 목적의식이 일치하는 순간, 이 순간을 나는 어떻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어떤 시대정신을 읽었는가? 세상이 내게 귀띔해 준 이 선물을 나는 어떻게 행동하여 세상에 돌려줘야 할 것인가?


나는 나를 위해,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Reference.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 도리스 컨스 굿윈

스탠퍼드식 리더십 수업 - 스티븐 머피 시게마쓰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이 얘기를 하기까지 걸린 시간: 22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