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내( 戀人)

사랑하는 연인의 순우리말

by 한천군작가

훈풍은 마녘에서 불어오고

꽃잎은 간질간질

그 향기는 달보드레하기만 하다.


물비늘에 눈부셔

실눈으로

물수제비를 뜨는 봄날


시샘하듯

매지구름이 살포시

비를 준비한다.


한 우산으로

봄향을 속으로 담아

간질간질하게 걸어간다.


햇귀를 만날 대까지

샘 많은 봄비를

후 불어버리며 꽃잠을 잔다.



그린내;연인을 이르는 우리말
마녘;남쪽을 이르는 우리말
달보드레하다;연하고 달콤하다의 우리말
물비늘; 잔잔한 물결이 햇살에 빛
는 모양의 우리말
매지구름;비를 머금은 검은 조각구름의 우리말
햇귀;해뜨기 전 보이는 노을 같은 모양의 우리말
꽃잠;신혼부부의 첫날밤.

한결같이 하고 싶은 것이 연애다.

그리고 사랑하고 싶다는 말을 참 많이도 하고 살았다.

어쩌면 생이 끝나는 순간까지 우리는 그 사랑에 목멜 것이다.

노래도, 시도 사랑 이야기가 많은 까닭 역시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태어나면서 우리는 모두 애정결핍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사랑을 갈구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아침 햇살에 눈부심처럼 따사로움을 나누고 싶고, 향긋한 첫 모금의 모닝커피를 함께하고 싶고, 잘 차려진 아침을 마주하고 싶은 것이 여전히 애정결핍으로 오는 후유증이 아닐까?


자도 자도 모자란 아침잠처럼
나는 네가 늘 부족했는데
너는 왜 나를 아쉬워하지 않을까

그 남자 그 여자 중

길을 걷다 비둘기를 피해 내 뒤로 숨은 작은 소녀를 만났다.

울컥 가슴이 아파옴을 느꼈다. 아마도 누군가 갑자기 떠올라서가 아닐까.

그때도 그랬으니까. 비둘기의 날갯짓에 놀란 토끼눈으로 가슴팍에 안겼던 그 시간이 그리워서 그랬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괜찮아 저쪽으로 걸어갈 거니까 뒤에서 잘 따라와야 해"라고 말하며 아주 천천히 한 걸음씩 발을 옮겼다. 바쁜 아침 출근길인데 그랬다.

그리고 소녀의 미소로 "감사합니다"하며 뛰어가는 모습에서 나는 아직도 애정결핍이 심하구나 한다. 마치 아침잠처럼...


올봄에는 참 예쁜 사랑을 하고 싶다.

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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