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는 참 곰살궂다.

곰살궂다 - 성질이 부드럽고 다정하다의 우리말.

by 한천군작가

봄비는 향기가 참 많다.

그 내음처럼 참 곰살궂다.

간지럽기도 하다.

웃음기 가득한 내 딸아이의

볼우물처럼 이쁘기까지 하다.



내 딸아이는 이제 중학교 3학년이다. 판소리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떨어져서 생활을 하고 있다. 잘나서... 난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또래 아이들이 뛰어놀 때 뭐가 그리도 좋은지 우리 소리에 빠져서 소리를 하며 많이 뛰어 놀지도 못한 것이 아쉽다.

하긴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그 말이 딱 어울린다.

말 그대로 친구 따라 한 번 간 것이 인연이 되어 또래에서는 가장 잘한다는 소릴 듣는다.


늘 그리운 얼굴이다.

떨어져 있어서만이 아니다. 내 기억 속에는 여전히 6살 어린 소녀로 남아 있다.

그래서 나는 늘 죄지은 듯한 삶을 살아간다. 그 이후의 추억이 없다. 짧은 추억이라도 남기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또래의 아버지처럼 매일은 할 수 없기에 늘 미안하다.

빈자리의 허무함을 누구 보다도 잘 알고 있는데 나 또한 내가 유년의 시절에 겪었던 것을 대물림하는 듯해서 죄스럽기만 하다.

오늘은 딸아이에게 전화라도 한통 해야겠다.

퉁명스럽게 "아직도 홀아비야"라고 할지라도 목소리가 듣고 싶다.

딸아이는 늘 "여보세요"가 아니라 "어쩐일이야" 아니면 "오우..."한다.

그 녀석 나름의 표현이라 생각하기에 웃고 만다. 하지만 그 녀석 전화기에 나는 "도깨비방망이"라고 입력이 되어있다. 다 해주는 사람이란다. 그게 뭐라고 고맙다.

다 해주지도 못하는데 그렇단다. 늘 곁에 있어줘야 하는데 그 쉬운 것도 못해주는데 다 해주는 사람이란다.


오늘은 달달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흘러가고 만다.

봄에는 달달한 솜사탕 같은 글을 많이 쓰고 싶은데...

왜?

봄이니까.

그래야 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예쁘잖아.

꽃도 제일로 많이 피고...

그래서 봄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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