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늦어서 미안해요

by 한천군작가

1.

내 가슴이 하는 말을

당신께 전하지 못하였는지

좋은 것과 사랑하는 것이

다 같은 곳에서 오는 마음이라

그래서 같은 줄 만 알았는데

이별 후

내일이면 아침이 오듯이

다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흐느끼는 내 어깨만 알고 있나 봅니다.

내 사랑은 늘 느림보라는 것을...


2.

햇살에 눈이 부신 듯

한 손으로 하늘 가려 그늘 만들던

시월의 어느 날에

눈처럼 하얀 당신이

내게 걸어올 때 가슴 뛰던

내 이런 마음이

내 심장이 얼마나 뜨거워지는지를

그때에 알았는데도

미련하게도 내 눈물이 되어버릴 줄 몰랐습니다.


3.

내 가슴이 얼마나 아파야 알까요.

이렇게 아픈 것이 당신 때문이라고

그렇다고 원망을 하였는데 아니었습니다.

속으로 내 마음을 담기만 할 줄 알았던,

꺼내어 주지 못했던 내 잘못이었습니다.

손 잡으면 좋았고,

안아주면 좋았던 것이

그냥 좋은 것인 줄만 알았는데

보여주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해요.

내 사랑이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이제야 알았으니까요.


고맙다는 말을
이제야 전하게 돼
정말 미안해요

이해인 님의 고독에게 1 중

이제는 알겠는데, 이제는 정말 알겠는데 하는 맘이 너무도 많았던 어느 해

정말 알았을까? 아마도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가슴은 여전히 기억 상실일 것이다. 다음 사람에게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돌이켜보면 왜 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일까 한다.

내 머리에 정말 지우개가 들어앉은 걸까?

사랑은 메모도 통하지가 않는다. 사랑은 책에서 배울 수 없다. 누구나 서툰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픈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툴더라도 표현하는 서툼이 상처를 덜 받지 않을까?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다. 사랑이 연습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한 번의 가슴 떨림과 다음번의 가슴 아픔을 주고서 비로소 사랑을 잘 하게 만들어 주는지도 모른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 연습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우리는 그렇게 열심히 연습을 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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