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한 숨 토하는 이 십 여 시간
가슴은 먹을 갈 듯
시커멓게 타 들어가는데
차디찬 그곳에서 너는
조용히 잠들어가는구나
나지막이 들리는 듯
오열의 함성들이
비가 되어 온 바다를 적시는데
숨조차 쉴 수 없는 어미의 가슴은
떨어지는 눈물만이 아는가.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들에게 잠들라고 말을 하는 語不成說이 힘들게 만들고 처방전도 없는 처방으로 아파하는 많은 이들이 오늘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릴까.
기억이라는 것이 차라리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는 오늘.
내 심장이 조각나는 듯한데 그들의 심장은 어떨까? 이미 몸속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고 생각하니 더욱 가슴 아픈 오늘.
누구에게는 그냥 잊혀가는 그 날일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영원이라는 단어를 꼭 사용해야만 할 그날인 것이다.
그 영혼의 소리치는
소리를 우리는 잊고 있습니다.
잊지 맙시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그들은 영원히 살아 있습니다.
못난 아빠 중에서
416, 304
한동안 이 숫자가 눈 앞에서 아른거렸던 그 시간 속에 울분을 토하기도 화를 내기도 하였던 그날.
어쩌면 지금 우리는 잊고 살아가고 있는다.
수많은 촛불로 우리는 말을 하였고 피지 못한 꽃은 별이 되었지만 그 아래에서 기도하는 임의 마음이란 여전히 차디 찬 바다일 뿐이다.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유민아!
아빠가 마지막 가는 우리 유민이
얼굴도 못 보고
아빠가 밉지.?
또 한번 우리 유민이한테
평생 씻지 못할 죄를 짓는구나.
유민아..
하늘나라에 가서는 세월호 친구들과
행복하게 살길 바래
그리고 이젠 무서워하지 마...
사랑하는 엄마 품으로
돌아왔으니까...
못난 아빠 중에서
오후부터 비가 내린단다. 그것도 남부지방에 많은 양이 내린다고 한다.
하늘도 그날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아이들이 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도 작고 앙증맞은 노란 리본을 책상에 걸어 둔다.
잊지 말자.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