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 사는 거 자신 없거든...

by 한천군작가

너 없이 사는 거 자신 없거든

그런데 말이야

지금 나를 보니

재미없지만

그래도 혼자 살고 있는 나를 보면

살아지는구나 한다.



절대 혼자 못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를 봤을 때 그럭저럭 잘 살고 있구나.

그리고 혼자도 때로는 괜찮구나 하며 나를 위로하는 나를 보면 슬프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나는 그렇게라도 살아야지 그래야 내가 위로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나를 측은하게 보지는 않을 테니까.

산다는 건 그랬다. 꼭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단지 내 삶이 그 사람이 빠지므로해서 무료하고 약간의 무기력이 나를 흔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 썩 나쁘지만은 않다.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정말 그랬다.


그런 말 알아?
어떤 사람은 내 옷자락을 잡는데
어떤 사람은 내 마음을 잡는다는.

이미나 님의 그 남자 그 여자 중에서


나는 무엇을 잡고 살았는지 고민을 하였다.

옷자락이었겠지 한다. 그래야 최소한 덜 비참해질 거니까. 사람들은 이별을 하고 나면 늘 자기 편한식으로 생각을 하려고 한다. 난 아닐 줄 알았는데 나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일부라는 것을 느꼈을 때 그 사람에게 미안했고 다른 마음을 하나 키워버렸다. 잊지는 않을게 하는 마음이 어느덧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싹이 터 오고 있었다. 그것을 알았을 때 나는 정말 멀리 와 있었고 그 간극으로 한숨을 쉴지언정 나는 그렇게 나를 위로하는 방법을 알아버렸다. 그리고 그 마음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네 마음을 잡았어 그래서 많이 아팠던 거야. 그래도 내 속엔 네가 아직도 존재할 공간이 남아서 참 다행이야. 그 공간 덕에 난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잊지 않겠다던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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