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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May 22. 2016

그리운 꽃의 書 -25-양지꽃

작다고 쉽게 보지 말아라.

너는 알몸으로 찬 바람을 견디느냐

여름 비바람을 우산 없이 젖을 준비가 되었느냐.

나는 낙엽으로 옷 해 입고

눈 내리면 솜이불처럼 덥고

그렇게 봄이면 봐 달라는 말없이

이렇게 꽃이 되었는데

약하다 말하지 말아라.



흔히 양지바른 곳이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노란 꽃이다. 오솔길에서도 만나고 비탈진 산 허리에서도 만나고 논두렁에서도 만났는데 버스정류장 옆 작은 화단에서도 너는 나를 반겨 주는구나 하며 노란 꽃에 손이 간다. 왜 봄이면 노란 꽃이 많은지를 알겠다. 그것은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벌래가 좋아하는 색이 노란색이란다. 뭐 이걸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다 그렇기도 하겠군 한다.

어딜 가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꽃을 피우는 야생화는 그곳에 있기에 예쁜 꽃이 아닐까. 야생화는 여느 꽃들과 다르게 토질도 습도나 일교차도 따지질 않는다. 그냥 그곳에서 핀다. 참 강인한 녀석이라 대견스럽기도 하다.

양지꽃도 그렇다. 단지 햇빛만 있음 된다는 식으로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에서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너 참 씩씩하구나.




꽃말 : 사랑스러움

봄이면 어머니의 밥상에 싱싱하게도 올라오는 꽃. 야채 샐러드에 가끔 꽃이 보이면 " 이게 뭐야?" 하며 그 꽃을 젓가락질 하여 입으로 가져가고 이내 "이야 이거 색다른데 엄마 이게 뭐냐니까?"라고 매번 묻던 꽃이다.

어린순을 된장으로 조물조물해서 참기름 한 방울의 고소함을 더한 나물로 먹는 앙증맞은 녀석이다.

그리고 햇볕 좋은 날이면 뭔가를 말리시는 모습에 " 그건 어디다 쓸려고 말려요?"라는 내 말에 " 어 이거 간에 좋다니까 말려두는 거야" 하신다. 우리 식구 중에는 간이 안 좋은 사람이 없는데 왜 저렇게 하실까 하며 개우뚱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저렇게 말려두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약이 될 수도 있구나 한다. 회사 직원 중에 저걸 다려 먹고 좋아졌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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