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전하는 말

현충일에 호국영령들께 바침.

by 한천군작가

햇살도 슬퍼 구름 속에서 울어버린 날

오열하지 못해 스스로 삼키며

흐르는 눈물을 바람은 훔쳐버린다.

그대 가슴에 피는 꽃은 무엇이며

그대 사는 곳은 어디인지를

바람은 알고 있는 듯


비 오는 하늘 아래

우산 받쳐준 태극기는

비라도 잡으려는지

흐르는 눈물을 숨기려는지

애잔한 몸부림을 치고

그대들 잠든 대지도 울고 있다.


155마일 잘려나간 허리

그 아래에서 오늘도

그대들처럼 청춘들의

하루는 기상 나발로 살아나고

바람은 그대 잠든 세상에

다시 청춘이 꽃 핀다고 전해준다.


국가가 존재하는 데에는 상당한 전란을 거치게 되어 있고, 모든 국가는 그 전란에서 희생된 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48년 8월 정부 수립 후 2년도 채 못 되어 6·25 전쟁을 맞았고 이에 40만 명 이상의 국군이 사망하였으며 백만 명에 달하는 일반 시민이 사망하거나 피해를 입었다.
1953년 휴전이 성립된 뒤 3년이 지나 어느 정도 자리가 안정을 찾아가자 정부는 1956년 4월 대통령령 제1145호로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건」을 개정하여 매년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하여 공휴일로 하고 기념행사를 가지도록 하였는바, 현충기념일은 통상적으로 현충일로 불리다가 1975년 12월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어 현충일로 공식적으로 개칭되었다.

살아가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는가? 오늘은 내게 이러한 물음을 던져 준다. 그리고 나를, 우리를 이 땅에서 편히 살게 해 주신 민족의 혼불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물론 오늘뿐이 아닌 하루하루를 그들 생각 못할지라도 오늘 이 하루에게라도 우리는 묵념하여 조용한 하루를 만났으면 좋으련만....

소중한 것을 희생한다는 것은
사실 그걸 잃는 게 아니기도 해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그걸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이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중에서.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충혼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임들은 불멸하는 민족 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 충성 새로워라.


이 노래를 불러 본지도 참 오래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내 기억은 왜 이런 노래 하나를 기억 못할까 하고, 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아이들은 이 노래를 알고 있을까? 혹은 이 노래를 이날만큼이라도 따라 불러줄까.

역사를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의 아이들이 오늘만큼은 불상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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