因緣(인연) 2

by 한천군작가

나는 눈을 감고 살았나 봅니다.

나는 귀 조차도 닫고 살았나 봅니다.

보이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말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눈을 뜨고 세상을 봐야 합니다.

귀를 열어 침묵까지도 들어야 합니다.

눈앞에 나와의 가느다랗게 연결된

실이 있어도 보이지 않은 것은

이미 소중함을 잊고 있음입니다.


당신으로 세상이 아름답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당신으로 세상 어떤 소리도 음악이 된다 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억만 겁의 인연으로 서로의 앞에 서 있으니

세상 어떤 미사여구도 필요 없이 손 내밀어

함께 걸어가자고 눈짓을 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늘 아름답지만은 않으며

세상의 소리는 늘 음악이 될 수 없음에

맞잡은 손안에 당신의 세상을 만들어주고

함께 걸어가는 걸음에 우리 이야기 음악이 되어

세상의 끝으로의 여행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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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은 화사한 빛이 가닥가닥 창을 두들기며 내 눈을 어루만지며 시작하고, 물 한 모금에 내 몸속을 적시며 물조리를 들고 다시 창가로 걸어가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향기로운 꽃들에게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며 물을 듬북 준다. 나의 한 쪽 바지 가랑이를 물고 늘어지는 강아지는 "나도 밥 주세요"라는 눈빛으로 나를 끌어당기면 나는 두부의 배까지 채워주고 샤워를 한다.

매일 아침 같은 일상이지만 이것이 나의 아침이기에 행복하다. 인연이란 꼭 사람과 사람의 것 만은 아닌 것을 알게 해 준 내 소중한 친구들. 작은 화분의 초록 식물들은 나의 손길에 거부하지 않고 더욱 아름다운 꽃을 선물하고, 강아지는 무한의 사랑을 내게 준다. 이 또한 나와의 인연이기에 그러한 것이다. 나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무수히 많은 인연을 만나며 살아간다. 비록 내 진정한 인연의 끈은 놓쳤을지라도 그것으로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 내 인연의 끈을 잡고 있었던 그때는 내가 잠시 꿈결 같은 길을 걸었을 뿐이니 말이다. 잠시라도 머물 수 있었던 그 길이 내게 최고의 인연이었다면 내 삶을 기쁘게 만들어 주는 이 아침은 내게 크나큰 행복의 인연인 게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의 인사 그리고 출근 후 마주하는 많은 사람들 역시 내 소중한 인연의 끈이기에 나는 오늘도 그 끈을 꼭 잡고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 그 모든 인연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속으로 말을 한다. 내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그들도 알고 있으리라 여기며 나는 "안녕하세요", "오늘은 보기 좋은데요"라는 수 없이 많은 서로 다른 인사말을 하며 행복한 인연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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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인디언의 결혼 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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