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선물 1.
비 그치니
구름이 산책을 하며
산과 어울리는데
꽃은 그 소리에 놀란다
성근 빗소리 인양
그렇게 고개 숙였다.
갈림길에서 만난
너는
먼저 피고 진 사이로
다시 하얗게
별이 되어 흔들려
눈이 되어 쌓였다.
키가 큰 나무들도
구름을 만지는데
꽃은 하얀 얼굴로
부슬부슬 바람 앞에
노을을 먹고 있다.
피고 진 사이로.
전화기를 두고 왔다. 혼자 머쓱해하며 한결 마음이 가벼운데 하며 걸음을 옮긴다.
산을 오르기도 전에 나는 이 친구를 만나버렸다. 하얀 별 혹은 갈라진 종 같은 꽃이 옹기종기 모여서 시끄럽게 조잘거리고 있다.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처럼 그렇게 조잘거리고 있었다.
줄 지어 걷지는 못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뭐가 그리도 신기한지 마치 동그랗게 눈을 크게 뜨고 이건 뭐야 저건 뭐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첫 번째 글꽃을 어떻게 쓸까 고민을 하다 꽃이 나를 보는 모양 그대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니 절로 글이 써졌다. 어제의 여운이 남아서일까 아직도 글을 쓰는 손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