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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l 04. 2016

그리운 꽃의 書 -37- 꽃댕강

글꽃 선물 1.

비 그치니

구름이 산책을 하며

산과 어울리는데

꽃은 그 소리에 놀란다

성근 빗소리 인양

그렇게 고개 숙였다.


갈림길에서 만난

너는

먼저 피고 진 사이로

다시 하얗게

별이 되어 흔들려

눈이 되어 쌓였다.


키가 큰 나무들도

구름을 만지는데

꽃은 하얀 얼굴로

부슬부슬 바람 앞에

노을을 먹고 있다.

피고 진 사이로.


전화기를 두고 왔다. 혼자 머쓱해하며 한결 마음이 가벼운데 하며 걸음을 옮긴다.

산을 오르기도 전에 나는 이 친구를 만나버렸다. 하얀 별 혹은 갈라진 종 같은 꽃이 옹기종기 모여서 시끄럽게 조잘거리고 있다.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처럼 그렇게 조잘거리고 있었다.

줄 지어 걷지는 못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뭐가 그리도 신기한지 마치 동그랗게 눈을 크게 뜨고 이건 뭐야 저건 뭐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첫 번째 글꽃을 어떻게 쓸까 고민을 하다 꽃이 나를 보는 모양 그대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니 절로 글이 써졌다. 어제의 여운이 남아서일까 아직도 글을 쓰는 손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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