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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l 05. 2016

그리운 꽃의 書 -38- 개쉬땅

글꽃 선물 -둘-

솜털인 줄 알았는데

 가지만 피어버린 

너는 바람이었구나.

바위에 취해 누워버린

흐르다 지친 개울도

피는  아닌데

피었다 말하지 마라

 향기에

구름도 부끄러워 날아가 버렸다.

꽃이 재재거리고 있다.



너무 하얀 꽃이라 가까이 가기가 겁이 나는 꽃에게 손을 내밀까 어떡할까를 고민하다 그냥 그곳에서 얼음처럼 굳어버린 내 모습에 그래 꽃은 그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지 내가 꽃을 바라보면 꺾고 싶어 안되는 거야 라고 혼잣말을 하며 돌아섰다.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하얀 꽃이 참 예쁘다.

언젠가 산행에서 적어둔 글이 있어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몇 글자를 고치고 그제야 미소를 지었던 글꽃.

오늘은 바람이 참 좋다.

내 고향 남강변에도 이렇게 바람이 좋을까?

그 강변에도 많은 꽃이 피고 지는데 올해는 그 꽃들을 만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가끔 꽃을 보고 있으면 고향 생각이 난다. 어쩌면 꽃이 고향인지도 모르지만 그 강변에서 만났던 비비추의 도도한 얼굴도 그립긴 매 한 가지다. 오늘 글꽃 한 다발은 그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꽃이다. 

가끔 글을 통해 고향의 모습을 보면 그래 지금쯤 그곳에는 나리꽃이 진주성 담장에 기대어 서서 나도 한 장 찍어 주슈 라며 거만하게 서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고향 생각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벗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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