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선물 -둘-
솜털인 줄 알았는데
반 가지만 피어버린
너는 바람이었구나.
바위에 취해 누워버린
흐르다 지친 개울도
피는 곳 아닌데
피었다 말하지 마라
네 향기에
구름도 부끄러워 날아가 버렸다.
꽃이 재재거리고 있다.
너무 하얀 꽃이라 가까이 가기가 겁이 나는 꽃에게 손을 내밀까 어떡할까를 고민하다 그냥 그곳에서 얼음처럼 굳어버린 내 모습에 그래 꽃은 그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지 내가 꽃을 바라보면 꺾고 싶어 안되는 거야 라고 혼잣말을 하며 돌아섰다.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하얀 꽃이 참 예쁘다.
언젠가 산행에서 적어둔 글이 있어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몇 글자를 고치고 그제야 미소를 지었던 글꽃.
오늘은 바람이 참 좋다.
내 고향 남강변에도 이렇게 바람이 좋을까?
그 강변에도 많은 꽃이 피고 지는데 올해는 그 꽃들을 만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가끔 꽃을 보고 있으면 고향 생각이 난다. 어쩌면 꽃이 고향인지도 모르지만 그 강변에서 만났던 비비추의 도도한 얼굴도 그립긴 매 한 가지다. 오늘 글꽃 한 다발은 그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꽃이다.
가끔 글을 통해 고향의 모습을 보면 그래 지금쯤 그곳에는 나리꽃이 진주성 담장에 기대어 서서 나도 한 장 찍어 주슈 라며 거만하게 서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고향 생각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벗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