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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l 19. 2016

그리운 꽃의 書 -50-비비추

글꽃 선물 -14- 비 냄새가 좋아서 비처럼 촉촉한 글을 쓰고픈

잔뜩 낀 구름을 헤쳐나간다고

달빌치 마중 나올까

성근 빗방울만 떨어질 뿐

내 눈에 흐릿한 안개만 낀다.


청초 함이여

너를 보는 등나무도

세로로 누워서 널 보고

보랏빛을 더욱 짙게 만든 너.


너를 보려는 마음이

이미 나지막하게 허리 숙였는데

너는 수줍어 허릴 숙였나

작은 백합이여


마른 대나무 흔들림에

달빛도 휘청이는데

너는 오롯이 나를 보고

나도 너를 보고만 있다.


꽃말 : 하늘이 내린 인연

신안동 산책로를 걸을 때면 비비추가 나를 보고 바긋하였는데 그 모습 샘이 났는지 등나무 밴치는 긴 잎사귀만 흔든다. 그곳에 살 적에는 매일 저녁 그 길을 따라 산책을 했었는데... 물론 곁에는 하얀 강아지 설이가 나 보다 먼저 뛰어가 버렸지만 그래서 꽃을 볼 시간이 적었나 보다. 꽃을 볼라치면 이 녀석 찾기가 바빴으니...

그리고 남강변에는 또 얼마나 많은 꽃이 필까. 간간이 그리워하기만 하는 가까운 곳 내 고향.

그곳에서 제게 힘을 주시고 그곳의 풍경을 담아서 주시는 김달희 님께 글꽃을 선물합니다.


어떤 꽃이 어울릴까 고민을 하다가 그래 그곳에는 지금 쯤 비비추가 한창이겠지 하는 생각에 글 속에 비비추를 심었습니다. 님께서는 진주성으로 산책을 나가시지만 저의 산책길은 KBS 방송국에서부터 시작이었지요. 그곳의 잔디밭과 그 사이사이 많은 꽃들이 좋아서, 그리고 오며 가며 친근하게 인사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어 좋았거든요. 지금은 설이의 빈자리를 두부가 채워주긴 하지만 이럴 때면 설이가 많이 그립습니다. 그 그리움이 너무도 많은 곳이라 깊은 밤 스치듯 머물렀다 오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저에게 추억 하나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만나시길 바라며 글꽃 받아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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