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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l 12. 2016

그리운 꽃의 書 -44-어리연꽃

글꽃 선물 -8-   ‘다르지 않다, 둘이 아니다’

비 온 뒤 맑은 하늘은 멀기만 하고

연꽃이 가득하여도

노란 꽃은 여전하기만 하다.

향기가 있을까 바람을 잡아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흐르는 물이 가져갔는지

침석까지 향기로움이

네 향기인가 다시 본다.

물결에 떠 다니는 너는

한 송이 꽃으로 핀다.

꽃이 오래간다고 너 일까

저녁이면 꽃이 지고

아침이면 새로운 꽃이 피니

결코 같은 꽃이 아니거늘

너를 어찌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모두 같음이 아닌 오롯이 너 일뿐인데.


나를 딸아이에게 멋진 도깨비방망이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주시는 분이 계신데 그분에게는 어떤 꽃을 선물을 할까 고민을 하다 결국 작은 꽃 어리연꽃을 선물하기로 한다. 왜 하필 어리연꽃일까 라는 물음을 하면 뭐라고 하지라는 고민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분의 소개글에서 나는 힌트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다르지 않다, 둘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불이(不二)’ 그래서일 것이다.

어리연꽃은 모르는 사람들은 연꽃 중에서 꽃이 가장 오래간다고 느끼는 꽃이다. 같은 자리에 매번 같은 꽃이 계속해서 피어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결코 다르지 않다 라는 말이 여기에 어울릴 것 같아서이다. 어리연꽃은 아침에 피고 저녁이면 지는 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 새로운 꽃이 아침이면 또 피어 난다. 이 모양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다르지 않은 꽃으로 매일 아침을 만나는 꽃 하지만 결코 둘이 아닌 꽃. 오늘 내가 선물하는 글꽃의 주인공은 불이 님이십니다. 영어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만들어 주시고 딸아이에게 이거 멋지지 하며 소개를 할 정도로 나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시는 분. 그리고 여전히 내 소박한 글에 빠짐없이 글을 남겨 주시는 고마운 분. 비록 멀리 미국에 거주를 하고 계시지만 시간을 넘어서 브런치에 많은 애정을 주시는 그분께 여덟 번째 글꽃 선물을 불이님께 드립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못 가득 피어 있는 노란 꽃이 매일 같은 느낌이라 좋았는데 그 꽃의 참 뜻을 알고는 그래 불이 님과 참 닮은 듯하다 라는 생각을 저 나름의 기준으로 조심스럽게 해 봤습니다.


꽃말 : 청순, 수면 위의 요정
사진 출처 : http://www.koreatakraw.com/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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