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선물 -16- 구름바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
소꿉장난하는 아이들처럼
다정하기만 하고
무리 지어 바람을 만지니
짙은 안개 같은
수줍음이 모여 있었다.
초록은 엎드리고
하얀 볼 만지는 너는
어느새 가을을 만나려 들고
윤슬 같은 반짝임이
잠시 내려앉은 사나래 같아
사랑옵다.
꽃말 : 연인
언젠가 이효석 님의 메밀꽃 필 무렵을 다시 읽고 나도 모르게 차에 시동을 걸고 무작정 달려 그곳엘 간 적이 있다. 왜 이렇게 무모할까? 혹은 왜 이렇게 대책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왕 가는 길이니 다녀오자는 식으로 간 곳이 봉평이다. 경남에서 강원도 평창까지는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이렇게 허생원과 동이의 이야기가 이루어진 그곳이 너무 궁금해서였다. 그리고 하얀 꽃과 연홍색의 메밀꽃을 만나면서 내 궁금증은 잊고 말았던 그때가 떠 오른다. 아마 지금 쯤 그곳에는 많은 메밀꽃이 피어서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변해 있겠지...
봉평장 이어지는 메밀꽃 필 무렵
기억은 가물거리고 남은 것은
희끈거리는 속 좁은 추억뿐
기행시-어디로 가는가- 장터 중에서
참 기분 좋은 필명을 가지신 분이시다.
구름바다...
저의 경우 구름은 바다에서 보는 구름들이 많은데 어떤 경우에는 푸른 하늘에 작을 구름 하나 떠 있으면 마치 파란 바다에 쪽배 하나 떠 있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구름바다라는 말을 떠 올리니 아 저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은 파도가 밀려와 만든 하얀 포말 같은 느낌이구나 하였습니다.
때로는 오타와에서의 아픈 추억을 이야기하려 할 때 그곳에서 머물며 느꼈던 것 들까지 말씀해 주시는 고마운 님.
메밀꽃 필 때면 하늘의 구름이 내려앉은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래서 이 꽃으로 준비를 하였나 봅니다.
오늘의 글꽃 선물은 구름바다님께 드립니다.
늘 바다 같은 구름을 품으시길 바라며...
받아주실 거죠...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 물결을 이르는 순우리말
사나래 : 천사의 날개를 이르는 순우리말
사랑옵다 : 행동이나 생김새가 사랑을 불러 올 정도로 귀엽다의 순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