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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바심

이슬을 맞거나 이슬이 내린 풀섶을 헤치며 걷거나 일을 하는 모양.

by 한천군작가

1.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마음 한 자락에도

나는 느낍니다

들을 수 있는 말 한 마디에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

나는 느낍니다

눈 감은 장님이어도

느낄 수 있어

나는 느낍니다.

2.

기도합니다

가지길 원하는 것은

단 하나뿐이라고

세상을 잠들게 하소서

잠든 세상에서

나에게

그 사랑만 하게 하소서.

3.

하늘엔

바람 부는 소리

산엔

나뭇잎 비비는 소리

강가엔

흐르는 강물의 소리

나에겐

네가 부르는 소리

4.

동백이 피었습니다

붉은 동백이 피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함께 볼 이가 없습니다

5.

바람이라면 좋으련만

구름이라면 좋으련만

어디쯤인지 갈 수도

어디쯤인지 볼 수도 있으련만

바람은 구름으로 가 버리고

구름은 구름으로 흩어지니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

6.

보고픈 마음

꼭꼭 숨겨두고

마음 취함에 자리 잡은

보고픔의 그리움이여

산 넘어가는 구름

떠나가는 기러기

숨어 있는 한 줄 바람은

그리움의 눈물이여

울어도, 울어도

다 울지 못하는 것은

그리움 때문에

그 눈물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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