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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ug 22. 2016

그리운 꽃의 書 -66- 벗풀

글꽃 선물 -30- 이모님께 드리는 글꽃입니다.

벗처럼 피어난 꽃

논에 가면 볼 수 있는데

類類相從(유유상종)이라

너는 벼를 닮아버렸구나.


자작한 물에 발 담그고

곁에 벗이 있으니

선물을 주는 듯

벼가 익기도 전에 꽃을 피웠구나.


하얗고 작은 꽃

너는 아기 저고리처럼

풀 먹이지 않았는데

다듬이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꽃말 : 신뢰, 결백

논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꽃이지만 농부에게는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질긴 생명력으로 꽃을 피우고 연못가에서 강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풀꽃이지만 누가 이 꽃을 눈여겨볼까.

그런 생각이 드니 절로 눈이 가는 꽃이다. 

벗풀 종류를 한자로 자고(慈姑)라고 하며, 직역하면 인자한(慈) 시어머니(姑)란 뜻이 있다

언젠가 이 꽃을 보려고 창녕을 간 기억이 있다. 물론 가까운 곳을 찾으려면 있을 법도 한데 왜 우포늪에 가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곳에서 이 꽃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방긋 웃어 버렸다. 이 작고 앙증맞은 아이를 보기 위해 먼 거리를 왔다는 것이 살짝 화가 나기도 했다. 이렇게 나는 즉흥적인 것을 즐긴다. 그리고 사진을 담아 와서야 미소를 지으며 꽃에게 미안한 맘이 먼저였던 기억이 있다.

한동안 사진에 빠져 있을 때에 아니 어쩌면 사진을 배운 것도 꽃을 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얼만 많은 산을 돌아다녔는지 모른다. 물론 아프기 전의 일이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만 가지고 무리하게 산을 타기도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벌이 내려지지만.. 그래도 꽃을 보면 그냥 좋다.

상사화 꽃이 피었던 날에 작은 고백 같은 댓글로 가슴 뛰게 만들어 주신님. 

제 글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는 글이 제 가슴을 두 방망이 치게 만드신 님. 

나는 누구의 이모입니다. 딸기꽃에 감동을 함께 하셨다던 님.

그리고는 저의 든든한 독자가 되신 님께 작고 하얀 꽃을 선물합니다.

작가님께만 드릴 것이 아니라 댓님들께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신 님께 글꽃 선물을 드립니다.

카라를 좋아하고, 목련을 좋아하시며 목화꽃을 좋아하시는 김순희 님 글꽃 받아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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