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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ug 29. 2016

그리운 꽃의 書 -69- 쥐손이풀

글꽃 선물 -33- 때때로 쓰고, 적는다. 해서...

숨은 곳을 찾으려 드니

초록이 감춰주고

뒤적이며 찾으려 드니

바람이 도와 숨겨버렸다.


이슬 살짝 머금은

하얀 너는

아직 펼치지 못한 향기로

수줍게 곁눈질한다.



너무 작아서 가까이 다가가야만 볼 수 있는 아주 앙증맞은 꽃. 손으로 만지려들면 싫다는 듯 고개 돌려버리고 나 보고 앉으라고 말을 하는 작은 꽃.

풀꽃은 모두 나에게 앉으라고 말을 하는 듯하다. 그러니 저리도 작게 올려다보는 것이 아닐까?

올려다보는 꽃과 눈높이를 같이하면 꽃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혹은 돌려 버리는 것이 토라진 아기 같은 느낌이다. 이맘때면 어딜 가도 이렇게 앙증맞은 풀꽃을 만날 수 있어 좋다. 국화향에 묻히더라도 풀꽃은 나름의 방식으로 시선을 끌고 있으니 강인함이 보이고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아도 풀꽃은 핀다. 

잎새 푸른 풀꽃들 별빛이 고와
앞다투어 밥 풀만한 꽃송이 허리춤에 치렁치렁 키웁니다
제 살붙이 인양 그렇게 꼭 안고 어둠 살라 핍니다.
풀꽃에 키를 재며 살고 싶습니다.
때론 사는 것이 작은 풀꽃에도 미치지 못하는 외딴 마음
밤이면 내가 부끄러워 어둠 속에 몸을 숨깁니다.
그런 날이면 키 작은 풀꽃들 다소곳이 다가와 귀엣말 주고 갑니다.
그것은 세상 밖의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양문규 님의  여름밤 편지


아사달이라는 이름을 어디서 봤더라 하며 한동안 글을 이어나가질 못하던 중 그래 삼국유사 하며 또 책을 뒤적였다.

해답을 찾으려고...

삼국유사에는 단군이 아사달을 수도로 정하고 국호를 조선이라 하였다 라고 나와 있으니까. 그러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데 그 순간 아사녀는?이라는 물음이 눈 앞에 떡하니 서서 버티고 있었다. 이건 뭐야 그럼 하며 또 책을 뒤적이다 결국 경주에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을 뒤적였다. 아사달은 당나라 석공이다.로 결론을 내리니 이건 뭐지 라는 또 다른 물음을 가져왔다. 

아사달과 아사녀의  슬픈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는데 조선과 당나라 석공 공통점이 뭘까 하며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님께 어떤 아사달이에요 라고 물을 수도 없는 일이다.

아사달과 아사녀의 전설은 불국사의 역사를 기록한 佛國寺古今創記(불국사 고금 창기)에 나오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와 같다.

영지라는 연못에 탑의 그림자가 보이면 완성된 것이니 기다리란 말에 하염없이 기다린 아사녀는 오빠 아사달을 기다리다 물에 몸을 던져 죽고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아사달은 불상 하나를 조각하여 영지 옆에 두고 그도 물에 몸을 던졌다는 슬픈 이야기.

그리고 현진건 작가가 당나라가 아닌 백제를 배경으로 아사달과 아사녀를 옮겨왔는데 여기서는 서로 짝사랑하는 사이로 묘사가 되었다. 아사달을 짝사랑하는 진골의 딸인 아사녀로 각색이 된 소설 무영탑.


불국사 고금 역대기 [佛國寺古今歷代記]
1권 1 책. 필사본. 『불국사 고금 창기(佛國寺古今創記)』라고도 한다. 1740년(영조 16) 대암(大庵)의 문인이었던 동은이 지은 것을 그의 제자 만연(萬淵) 등이 다시 교정을 하였다. 불국사의 역사적 배경과 유물·유적 등에 관해서 종합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불국사 종합기록서이다. 원본은 동경대학(東京大學)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그 필사본만이 불국사에 보관되어 있다.

님의 글을 처음 대한 것은 꽃이라는 공통분모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동자꽃으로 만났지만 그 전으로 다시 거슬러가서 처음 글인 "꽃, 타닥타닥 꽃불로 타고"라는 글 꽃이 타닥타닥 탄다는 표현에 매료되어 글을 읽었습니다.

물레나물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하며 감탄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꽃말이 일편단심이라 그랬을까요 아린 꽃 이야기가 한참을 머물러 있게 만드는 것이 좋았습니다.

종지나 될까 말까 한 밴댕이 소갈딱지로 사는 저라지만 늘 곱고 향기로운 시선으로 저를 대합니다.
때로는 아릿한 향기도 나누고, 사실 손이라도 있다 하면 덥석 맞잡아 온기를 나눌 기셉니다.
오늘은 이런 말을 반추하며 있습니다.
"참, 다행이야. 꽃이 피고, 또 지고 있어서!"
동자꽃 그 아린 이야기 중에서.

그리고 동자꽃.

동자꽃의 슬픈 이야기를 이끌어내주신 것도 감사했습니다. 

서른다섯 글 모두 가슴으로 읽으며 좋아하였습니다.

유독 꽃 글이 많아 자주 들락거리다 이제야 글꽃 선물을  드립니다.

비록 님의 글꽃에는 견줄 수 없지만 받아 주실 거죠..

오늘 글꽃 선물은 아사달의 봄님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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