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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ug 26. 2016

그리운 꽃의 書 -68- 구절초

글꽃 선물 -32- 글 그림 사진 음악을 사랑하는 5차원 세계

누구를 닮았을까?

환하게 웃는 것이

가을엽서 한 장인가

담을 말 많은데

가진 잎이 적어서

몇 자 남기지 못한다.


노란 속을 보일 때

향기는 낮게 걸어오고

어미의 품처럼

하얀 저고리 펼치며

가을을 주려한다

사연을 주려한다.


꽃말 : 순수, 어머니의 사랑
구절초라는 이름은 아홉 번 꺾이는 풀, 또는 음력 9월 9일에 꺾는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영평사에는 올해도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필 것을 생각하니 벌써 발걸음이 공주로 향하는 듯하다.

해마다 9월이면 찾는 곳. 가는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고 걷는 것이 마냥 행복한 꽃길이다. 그리고 일주문이 반겨주면서부터 감탄사가 나오기 시작한다. 대웅전 앞 잔디밭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삼신각의 마당에 우뚝 솟은 아미타불과 대웅전, 구절초가 신비롭게 어우러져 있다.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대웅전 옆 장독 마당으로 눈길이 가고 이내 요사채를 지나면 둥그스름하고 야트막한 산길을 따라 구절초 꽃길이 이어진다. 한적한 산길을 만날 수 있는 곳의 시작이다. 마치 동자승들이 깔깔거리며 뛰어노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많은 꽃이 피어있다.

때로는 이렇게 누군가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것 역시 자연이려니 하며 즐기길 좋아한다.

올 가을에도 나는 영평사를 찾지 않을까..


흔히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이라고 표현을 한다
하지만 사실...
구름은 우리가 보는 파란 하늘 아래에 떠 있다.

구름 같은 솜사탕 중에서.

"날씨가 궂은날이 더 좋다"라는 메거진에는 이렇듯 보이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강함이 있어 좋다.

시를 쓰는 나에게는 이러함이 부족하다. 아니 어쩌면 이러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감성적으로 표현을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 지난 글들을 읽고는 아.... 하는 탄성을 지르기도 한다.


나에게만큼은
진실해 달라고 말해주었으면 해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인걸
잊지 말아 주었으면 해.

내 이름 중에서

"너에게 전하지 못한 편지"는 아련함 그것이었다. 나 역시 서랍을 열다 간혹 놀라기도 한다. 정말 손편지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꺼내 볼 용기도 보내려는 마음도 가질 수 없었던 그 순간을 알고 있다. 어제도 편지를 썼다. 그리고 습관처럼 우체통이 되어버린 서랍에 쿡 쑤셔 넣었다. 언제쯤 이 편지를 그만 쓸까 하며...

편지를 쓰다 글을 쓰면 그 느낌이 고스란히 글 속에 스며든다. 그래서 글이 그리움이 진한가 보다.

오늘 글꽃 선물은 오프리 opri님께 드리고자 합니다.

글꽃 선물 받아주실 거죠..

구절초 전설.
옛날 옥황상제를 보필하는 어린 선녀가 있었답니다. 선녀는 꽃을 너무 좋아해 보필을 소홀히 하여 그만 여러 번의 실수를 하게 되어 죗값으로 지상으로 쫓겨났습니다. 지상에 내려와 가난하고 시를 즐기는 시인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였습니다. 시만 즐기는 남편을 원망하기보다는 행복한 날들을 보내기에 만족하였습니다. 하지만 선녀의 아름다움에 욕심 많은 사또는 그녀를 빼앗으려고 그녀의 남편을 불러놓고 제안을 합니다 시 짓기 시합을 하였는데 그 시합은 남편이 이겼답니다. 그러자 두 번째로 말 타기 시합을 제안하였는데 말이 미친 듯이 날뛰는 바람에 또 그녀의 남편이 이겼습니다. 화가 난 사또는 선녀를 잡아다 옥에 가두고 모진 협박과 회유로 선녀를 유혹하였지만 선녀는 절개를 지켰고 이것이 소문이 나서 의금부에까지 알려지면서 선녀는 풀려났지만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아내를 너무 그리워한 남편도 따라 죽고 말았는데 이듬해부터 그 집의 주면에는 가을이면 하얀 구절초가 그녀가 그리도 좋아했던 꽃이었으니 절개를 뜻하는 천상의 꽃이 피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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