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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Sep 19. 2016

그리운 꽃의 書 -72- 당귀 꽃

글꽃 선물-36- 인도 옷이 더 잘 어울리는 6년 차 인도 댁

보슬보슬한 것이 갓 지은 밥인 줄 알았다.

어쩌면 향기를 뭉쳐둔 것인지도 모른다.

작디작은 것이 눈꽃인가 만져보니

차가웁지 않고 향기만 묻어 나온다.

너를 대려다 꺾꽂이 해 두고 싶지만

가랑눈이 날리는 줄 알까 하여 차마

성긴 여운만 담아서 내속에 꽂아두련다.

사모케 하는 어여쁨에 어루만지기만 한다.


꽃말 : 모정, 다시 만남, 기약, 초청, 굳은 의지   

인도는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매번 인도 여행을 준비하다 친구가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대형 포스터에 혹은 책으로 인해 그 목적지가 바뀌곤 해서 여태껏 꿈을 이루지 못한 곳이라 더욱 간절하기도 하다. 인도와 함께 늘 뒤로 밀려버린 곳이 이집트이다. 이집트는 더욱 특별하다. 사전 비자를 받아두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날아가 버렸으니...

어릴 적 꿈이 인도 여행이었다. 정글북을 보고 인도를 꿈꿔왔었고, 싯다르타를 보고 그곳이 궁금했다.

살만 루슈디의 작품 "한밤의 아이들"을 읽고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사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하는 공상에 빠져 있기도 하였으니 나에게 여전히 갈증처럼 다가오는 나라일 것이다.

물론 그 속은 그리 아름답지 않을 거야 라고 단정 지었다가도 그 숨은 아름다움에 다시 반하기도 한다.


그녀의 글을 보고 있으면 가슴속에 담겨 있던 그 시절의 꿈이 다시 솟아오른다.

인도가 사랑하는 모습에는 여행자가 바라보는 시선이 아닌 숨은 시선이 있어 좋다. 그들의 삶이 그대로 보이는 거울 같은 글이 있어 요즘 즐겁다. 6년 차 인도 댁이라는 소개글이 정이 간다.

오늘의 글꽃 선물은 안 지 얼마 되지 않지만 꿈을 다시 꺼내 보게 하신 모두 미님께 드립니다.


기차는 여전히 달리고 난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그 아이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그 아이가 보여준 삶의 방식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그 아이가 살아가는 방법에서.


당귀는 마땅히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당귀(當歸)'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하는데.

이는 중국의 옛 풍습에 부인들이 싸움터에 나가는 남편의 품속에 당귀를 넣어 준 것에서 유래하며

전쟁터에서 기력이 다했을 때 당귀를 먹으면 다시 기운이 회복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일설에는 이 풀을 먹으면 기혈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기도 한다.      



당귀 꽃 전설

먼 옛날 어느 두메산골에 한 부부가 살았는데 그 부부의 남편은 귀귀(貴貴)라고 하고 부인은 수수(秀)라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정말로 하늘이 내린 배필이라 할 정도로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른하늘에 청천벽력 같은 일이 발생했는데 그것은 바로 부인인 수수가 몹쓸 병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본 남편인 귀귀는 자기가 병에 걸린 듯 아파하면서 어떻게든 수수의 병을 낫게 하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하였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수에게 좋다는 약은 모두 사용하였지만 수수의 병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귀귀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수수에게 좋다는 약초를 캐러 산속을 헤매고 있었는데 갑자기 백발이 성성한 늙은이가 나타나서는 내가 너희 부부의 사랑과 너의 충심을 어여삐 여겨 너의 부인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라며 이야기하고는 구슬을 하나를 귀귀에게 주었답니다. 그리고는 이 구슬은 하늘 아래 둘도 없는 보물이며 마음씨가 착한 사람이 사용하게 되면 백 병을 다스릴 수 있지만 만약에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사용하게 되면 만백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게나 하고 말을 한 뒤 백발노인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귀귀는 하도 신기한 장면에 어리둥절해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그 백발노인이 산신령이라는 것은 알게 되었으며 그 산신령이 이야기 한말을 명심하고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산신령이 귀귀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몰래 숨어서 보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로 악명으로 유명한 악당들이었습니다. 이 악당들이 귀귀에게 그 구슬을 내놓으라고 협박을 하면서 만약에 구슬을 내놓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였습니다. 그런 악당들을 보던 귀귀는 어찌할 바를 몰라 걱정을 하다가 산신령이 이야기한 말이 생각이 나서 이 구슬을 악당들이 가져가면 정말로 큰 일이다 라고 생각을 하며 구슬을 입속에 넣고는 꿀꺽 삼켜 버렸습니다.
이른 본 악당들은 화가 나서 바로 귀귀를 무참히 살해를 한 뒤 배를 가르고 그 구슬을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그 구슬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악당 등은 구슬을 찾지 못하고 귀귀의 시신을 버려둔 채로 떠나 버렸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는지 꿈에서도 모르는 수수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수수의 병환도 점점 더 심해져서 거의 죽을 상태까지 갔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남편인 생일날을 맞았는데 수수는 혹시라도 자신의 남편인 귀귀가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아픈 몸을 이끌고 귀귀의 생일상을 차려두었답니다.
그리고는 한 밤중이 되어 지친 수수는 잠깐 잠이 들었는데 그때 온몸이 피투성이로 된 귀귀가 나타나서는 자신은 당신의 병을 났게 할 수 있는 구슬을 산신령께 얻었는데 집으로 오는 도중에 악당들을 만나 억울하게 죽게 되었고 지금은 산속 외딴곳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고 울면서 이야기를 하고는 홀연히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수수는 너무 슬퍼 울면서 남편을 찾다가 깨어보니 꿈이었답니다. 수수는 꿈이 너무 생생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픈 몸을 이끌고는 꿈에서 이야기한 장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 장소에 가니까 정말로 시신 한구가 있는데 그 시신은 바로 자신의 남편인 귀귀였답니다.
수수는 남편의 시신을 붙들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 대성통곡을 하였답니다.     
그렇게 울기를 계속하여 아침이 되어 밝은 태양빛이 비추게 되었는데 이때 바로 수수의 눈물이 떨어진 곳에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것이 아닙니까. 그 싹을 본 수수는 혹시 이 싹이 자기 남편이 변한 것이 아닌가 하여 조심스럽게 그 새싹을 파 보았는데 그 뿌리는 흡사 사람을 닮은 모습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수수는 그 뿌리를 소중이 몸에 품고는 집에 돌아왔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바로 수수의 병이 점차 나아져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건강하게 되었답니다. 그리하여 수수는 그 뿌리를 소중히 가꾸어 그 이듬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달렸답니다. 그리고는 수수는 주변에서 아픈데 약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 풀을 나누어주어 먹게 하여 모든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게 하였답니다. 그리하여 이 풀은 반듯이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아내인 수수의 병을 고쳐야 한다는 귀귀의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변하여 생긴 것이라 여겨서 귀귀의 이름을 따서 당귀(當貴)라고 하였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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