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선물 -39- Brunch
비름처럼 날리는 꽃잎이
지는 계절을 이야기하고
발아래 젊은 이끼는 푸른데
너 홀로 바람을 잡았나
햇살이 싫은 것인지
그늘진 바위를 잡고 위태롭게
흐르는 계곡물을 한 잎 적시다
놀라 고개 들었고
속내를 감추려고 그러는지
기다림에 익숙한 모습인지
멈춘 계곡에 제 모습 비춰보며
님 위한 단장을 하고 있다.
꽃말 : 평안
우리나라 특산종이며 멸종위기종 2급인 희귀 식물입니다.
귀한 님께 드릴 꽃을 찾다 그래 하며 무릎을 탁 하고 치게 만든 꽃입니다.
오늘의 글꽃은 둥근 잎 꿩의비름이란 풀꽃으로 매우 귀한 종입니다. 일반적으로 꿩의비름은 9월이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데 이 녀석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녀석이라 경북 영덕과 청송 쪽으로 찾아 나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보고 오면 너무도 좋으니 잘 온 거야 하는 녀석이다.
풀꽃 여행을 떠날 때면 미음이 많이도 설렌다.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면 아마도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귀한 꽃 사진을 별로 가진 것이 없어서 결국 홍범식 님의 사진을 함께 보여드리지만 이 어여쁜 꽃을 Brunch
라는 이름으로 라이 킷 해 주시는 독자님들께 드리기 위함이라 묘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이 Brunch라는 공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순수하게 독자로 남아 계시는 내 소중한 님들이기에 소중한 꽃을 드리고 싶었다. 지금도 이렇게 Brunch라는 이름으로 글을 읽고 그 글을 라이 킷 하며 간직하시는 모든 님들께 오늘의 글꽃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