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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Sep 29. 2016

그리운 꽃의 書 -74- 마름

글꽃 선물 -38- 달을 닮은 꽃을 드립니다.

잔물결에 놀라고

바람에 다칠까

너는 얼굴만 보여주는가


조그만 얼굴이

홀로 뜬 달처럼

연못에 떠 있다.


너를 품은 가슴은

하늘이 아니어도 좋다

네가 달이니 그곳이 하늘이니


곱게 단장하고

뉘 기다리는지

잔물결에 또 놀란다.


가끔 보석처럼 만나는 꽃이 있다. 세상 무엇으로도 형용하기 어려운 그런 보석 같은 꽃.

글쟁이에게 가장 좋은 보석은 독자라는 참 보석이다.

나는 그 독자분들을 댓님이라 말하였다. 가끔 혹은 아주 가끔이라도 글에 대한 느낌을 남겨주시는 세상 가장 고귀한 보석이신 나의 댓님들...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은 미소를 지을 때가 각각의 조석들이 남겨주신 영롱한 보석 가루에 때론 웃고 때론 울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공간을 사랑한다.

달은 분명 하늘에 존재한다.

하지만 내게는 지상에도 존재함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바로 나의 보석 같은 님이 있어서 늘 가까이에서 달을 마주한다. 여기 마름을 보라 마치 홀로 뜬 달과 같지 않은가.

그렇게 많은 이의 글에 잠시 잠깐 머물다 가는 달빛님께 오늘의 글꽃을 드리려 한다.

들꽃찾아  http://naranggrang.blog.me

                                                                   

 그리움 가득 채우며
 내가 네게로 저물어 가는 것처럼
 너도
 그리운 가슴 부여 안고
 내게로 저물어 옴을 알겠구나
 빈 산 가득
 풀벌레 소낙비처럼
 이리 울고
 이 산 저 산 소쩍새는
 저리 울어
 못 견디게 그리운 달 둥실 떠오르면
 징소리같이 퍼지는 달빛 아래
 검은 산을 헐고
 그리움 넘쳐 내 앞에 피는 꽃
 달맞이꽃 

김용택 시인의 달맞이꽃

처음에는 달맞이 꽃을 드리려 했는데 문득 이 꽃이 떠 올라 김용택 시인의 글만 빌려 왔습니다.

누구나 달을 닮은 꽃은 달맞이꽃이라 여기죠. 하지만 제게는 마름꽃이 마치 하얀 달과 같아 보였으니 그리 여기기로 하였습니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글을 쓰는 이유가 뭐냐고 묻더군요. 

읽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단 한분이라도 읽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펜을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젠가 말을 한 기억이 납니다.

글쟁이에게 독자는 정말 소중한 재산이니까요. 

오늘도 나는 많은 댓님들과 함께 글을 씁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달빛님 이 꽃이 잔잔한 물 위에 내려앉은 달이랍니다.


들꽃찾아  http://naranggrang.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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