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 te quiero a ti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by 한천군작가

아득한 현기(眩氣)를 동반하는

가녀린 바람의 시달림과도 같았다.

내면에서 불타는 알 수 없는 소용돌이

손으로 전해지는 부드러운 촉감,

코끝을 자극하는 향긋함도

어지러움을 동반한다는 것을 알았다.

솜털마저도 곤두서는 현기(眩氣)는

아직도 전하지 못한 마음이기에

하얗게 쌓이는 겨울의 깊이에서,

향기마저 과분한 꽃들의 미소 사이에,

쓰러지듯 비틀거리는 소나기의

찢기는 지열이 끓는 여름에게,

뿌리까지 해 집는 붉음의 계절에게도

쉬 식지 못하는 불길만이 남아

타는 바람과 같은 흔적으로

타오르는 노을의 짧음도 아닌

온전히 다 주려는 마음이기에

손으로 받지 못하여 말 못 하는 마음으로

눈 감아버린 해묵은 고백이었다.



사랑한다는 말 얼마나 하고 살으십니까?

사랑한다는 말 얼마나 듣고 살으십니까?

두 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여전히 마른 가슴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구나 한다.

왜 그 말을 하지 못하고 사는지, 그 말이 그리도 힘이 드는 말인가?

조용히 전화기를 들고 숨죽이듯이 신호음이 전달해주는 떨림을 만나다 "여보세요"라는 말 대신 "사랑합니다"라고 말을 한다. 내 아버지께서는 한 동안 말없이 나의 다음 말을 기다리신다. 그리고 얼마 후 똑같은 방식으로 전화를 걸고 받았다. 이제는 그 말을 하지 않으면 뭔 일이 있냐 신다. 무뚝뚝하기만 하셨던 당신도 따뜻한 가슴을 가진 분이셨군요. 아니 그 사랑을 갈망하고 살으셨군요 하며 오늘도 수화기를 통해 "사랑합니다"라고 말을 한다.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단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때가 있어 그것을 얼마나 후회를 하였는지 모른다. 그 후회는 너무도 오랜 세월 가슴에 어혈처럼 자리를 잡고 있어 간혹 아파온다. 기회가 온다면 "사랑해"라고 수 없이 하고 싶다. 아니할 것이다.

"사랑해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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