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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Nov 17. 2016

같은 하늘 아래 -8-

詩와 음악과 이야기

슬픔으로 더 이상은 찾지 않으려 했던 그리움은
우표 없는 엽서로 배달이 되었고 나의 편지는
아직도 숨을 죽이고 있는데 겨울은 또 그렇게
강을 건너오고 하늘은 여전히 시리기만 합니다.
땅은 벌거벗은 몸으로 추위를 맞이 하는데
그럴 용기도 없는 나는 어느 하늘에서 숨 쉬고 계실
그대를 그리고만 있습니다.


저녁 8시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의 터미널은 어둠이 삼켜버린 것인지 아니면 짙어지는 어둠 속에 동화되어 버린 것인지 쓸쓸한 가을바람만이 배차를 기다릴 뿐이다.

날이 선 군복을 입은 그는 군 인사과로 달려가 금하게 지금 휴가를 나가봐야 한다고 인사장교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내일 나가"

"지금 아니면 안 됩니다"

"지금 나가도 버스도 없을 거고 아무튼 안돼"

"그럼 오늘 밤 탈영합니다 그리 아십시오. 충성"

그렇게 인사과를 나오려는데 인사과장님이 다시 부르신다.

"이 꼴통 자식. 휴가증 줘봐"

"..."

"서울까지 택시로 점프해. 버스는 있어도 타지마 검문 많이 하니까"

"네"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그렇게 도착한 터미널이 왜 그리도 슬퍼 보였는지...


택시를 타고 처음에는 서울로 가자고 했다가 의정부 지나면서 그는 더욱 급해진 자신의 마음을 알아버렸고 기사에게 급기야 최종 목적지까지 가자고 말을 하고 말았다.

"아저씨 그냥 진주까지 가주세요"

"진주?"

"네"

"그게 어딥니까?"

"일단 경부고속도로 타시면 됩니다. 요금은 얼마 드리면 될까요? 지금 드릴게요"

그렇게 그가 탄 택시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새벽 3시

진주 톨게이트로 들어섰다.

초행길이라 길을 모른다는 기사 아저씨를 대신해서 급한 마음에 잡은 핸들을 그 사람 집 앞에서야 나는 놓았다.

"염병 내가 운전하고 영감은 코 골았는데 뭔 요금을 다 받고 지랄이야"

떠나는 택시의 뒤를 보며 혼잣말을 한다.

그리고 한 동안 그곳에서 망부석이라도 된 듯 그렇게 서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그의 결론은 보내주는 것이 그 사람을 위한 것인가 보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는 돌아섰다.

그리고 그해 여름 그 자리에서 그날과 같이 담배에 불을 붙여 여러 개를 동그란 원을 그리듯 주위에 꽂아두고 앉았다. 여명이 밝아오고 뒤벼리로 새벽노을이 물들 즈음 그는 그곳에서 일어나 터미널로 향했고 터미널을 벗어나 강변을 달리는 버스 창으로 보이는 경남문화예술회관의 모습이 흐릿하게 젖어 보였다.

그는 그렇게 가슴에서 꺼내지 말아야지를 다짐하며 차창에 걸려있는 분홍빛이 섞인 커튼을 쳐 버렸다.


1960년에 불렀던  I Really Don't Want To Know라는 곡을 참 좋아했었다. 

왈츠 풍이 잔잔한 아니 너무 아름다운 러브 발라드곡이라 좋아했었고, 영원히 나를 사랑하세요라는 이 곡을 듣고는 빠져버렸던 곡이었다. 처음 이곡을 알게 되었을 때가 아마도 고1 때로 기억한다. 그 시절에 팝송은 잘난 척 하기에 아주 좋은 것이었기에 다른 사람이 모르는 노래를 찾아서 듣곤 했었다. 그러다 알게 된 이 노래가 오늘따라 그리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Please Love Me Forever는  John Malone과 Ollie Blanchard의 작품이다. 그리고 이 노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1967년 Bobby Vinton이 불렀던 곡을 기억하고 있다. 역시 Bobby의 목소리는 듣기 좋다. 우리에게는 MrLonely, Tell Me Why 같은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60년대 초반 이지 리스닝 부문을 대표하는 로멘티스트 혹은 음유시인으로 불린 그가 다시 불러 좋았던 곡을 함께 듣고 싶다.

가끔 들려줬었는데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Tommy Edwards - Please Love Me Forever

https://youtu.be/GXbLucvGn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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